[취재수첩]

벌써 이번 학기 발간이 끝났다. 지난 1년간 숙대신보는 필자가 동경하던 집단에서 의지가 되는 동료로 다가왔다. 필자는 지난 2019년 학과의 지도교수님이 숙대신보를 권하던 모습을 선명히 기억한다. 당시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 판단해 멋쩍게 웃어넘겼다. 그해 가을, 동기가 수업까지 결석해가며 완성한 숙대신보 기사를 교내 카페에 앉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마냥 즐거웠던 삶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그 부족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몰랐다. 그저 목적없는 공부로 인해 생긴 권태로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오늘은 학생, 내일은 기자’란 문구를 마주한 순간 무엇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는지 알았다.

숙대신보의 많은 지원자가 언론인을 희망한다. 필자도 비슷했다. TV로만 즐겨보던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을 잡지로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전문성을 토대로 무언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연계전공을 신청했고 기쁜 마음으로 논술 문항을 적어 숙대신보에 지원했다. 처음 기사를 작성할 땐 아무리 못해도 즐거웠다. 

이번 학기를 돌아보면 필자가 작성한 부서 기사는 전부 미숙한 문장 투성이다. 동료 기자들이 남긴 지면 평가를 모아서 정리할 때마다 부끄러웠다. ‘떠나가는 선배 기수처럼 좋은 피드백을 남길 수 있을까’ ‘동료 기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등의 생각이 많아졌다. 물론 숙대신보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평생 하지 않았을 고민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부끄러움과 고민은 필자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됐다.

여러 경위로 필자는 다음 학기부터 여성 겸 문화부장이 된다. 숙대신보 지원서를 쓸 땐 상상도 하지 못한 자리가 눈 앞에 놓여있다. 이번 학기 중 동료 기자들이 남긴 취재수첩은 떨림이 포부로 바뀌는 찬란한 모습을 담고 있다. 필자도 오늘부로 두려움을 이곳에 남겨 보겠다. 짧지만 길었던 지난 3개월 남짓의 발간 경험을 짊어지고 차세대 숙대신보를 향해 나아갈 생각이다. 비록 맡은 자리가 버겁더라도 숙대신보의 기자단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필자가 동경하던, 만들어 갈 숙대신보이므로. 다음 발간엔 더 좋은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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