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백신과 정혈불순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캐서린 클랜시 일리노이대학 교수와 캐서린 리 워싱턴대학 연구원이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지원 사업에서 탈락했다. 해당 사업은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발생하는 하혈, 정혈불순, 무정혈에 대한 연구를 지원하며 연간 약20억 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미국 내 연구실 규모가 큰 5개 대학이 사업에 선정됐으나 해당 연구의 시발점인 두 여성학자는 사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2월 두 여성학자는 이상반응으로 인식한지 못했던 백신접종 후 정혈불순을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정혈양이 갑자기 증가한 캐서린 교수는 자신의 SNS에 증상에 관한 글을 게시했다. 자신의 경험이 전 세계 많은 여성의 공감과 화제를 얻자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여성의 몸 변화에 대한 전문 연구를 시작해 총15만 개의 사례를 수집 및 연구했다.

사업 탈락에 대해 캐서린 교수는 수긍할 수 있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학자의 연구실인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공론화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해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방치됐을 것이다. 사업 탈락 발표 후 클랜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국립보건원에 연구비 지원을 신청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탈락했다’며 ‘자본이 적은 여성학자의 연구실엔 연방 지원금이 배정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지난 2일(목) 기준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정혈불순 및 부정출혈에 대한 총 18건의 국내 신고가 있었다. 정부는 부정출혈 관련 신고가 있었으나 백신접종과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상황을 주시하겠단 답변을 내놨다. 일반 시민이 백신접종 후 부작용 연구를 통해 정혈불순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이유 없는 하혈에도 경과를 지켜보자는 기약 없는 기다림. 코로나19 시대에서 여성이 소외되고 외면받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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