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사회 전반에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화두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기보단 코로나19와 공존하며 단계적 일상 회복을 도모하는 방역 전략이다.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 8일(수)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국민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시점인 오는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무기한 연장으로 국민들의 피로와 자영업자의 고통이 극심한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재 확진자 수가 두 달 넘게 네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 언급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도입을 기정사실화한 방역 당국의 태도는 국민들의 방역의식을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 꺾이지 않는 4차 대유행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 7월 초 ‘실외 노마스크’를 외치며 정부가 보낸 방역 완화의 신호가 거론된다. 방역 당국의 위드 코로나 낙관론이 더 많은 확진자를 양산해내는 것을 막기 위해 위드 코로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세계 최초로 위드 코로나를 실시한 영국은 최근 확진자가 폭증해 방역 규제 재도입을 고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6개월 간의 준비 기간을 가지며 방역 전문가와 방역 완화 과정을 이끌어 갔다. 유행 양상, 백신 효과, 봉쇄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 등을 고려해 방역 완화의 단계적 이행 시기를 고민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국은 지난 7월 19일(월)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지만 최근 영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4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설계해 방역 완화를 준비해 온 국가도 늘어나는 확진자에 골머리를 싸맨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위드 코로나를 맞이할 방역 체계가 갖춰진 후에,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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