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기대되는 것이 바로 소형 모듈 원전(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 기술이다. SMR은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온실가스 감소에 효과적이다. 지구의 탄소 다이어트가 절실한 요즘, 미래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에 대해 알아보자.


“작은 원전을 아시나요?”
소형 모듈 원전(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은 작은 크기의 원자력 발전기다. SMR은 기존에 사용된 원자력 발전소의 전기출력인 100~300 *MWe 이하로 에너지 생산한다. SMR은 원전을 구성하는 핵연료와 증기발생기 그리고 가압기와 같은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담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정익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전체 시스템을 하나의 모듈로 제작해 현장 설치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MR의 구조와 제작 방식은 다양하다.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는 발전소 건물을 건설해야 했다. 하지만 SMR은 개별 제조가 가능해 기존 자원으로 많은 종류의 SMR을 제작할 수 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핵분열이 이뤄진 장치인 원자로에 사용되는 연료나 냉각재는 물, 액체 금속 그리고 헬륨 기체와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원리와 방식이 적용된 SMR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 구조의 SMR은 안전성이 높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출력대비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자연 순환 방식인 피동형 냉각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냉각시스템은 외부 전원의 공급 차단 가능성이 있어 사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SMR의 피동형 냉각시스템은 외부에서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전력 차단 오류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이 교수는 “고압에서만 사용 가능한 대형 원자로와 달리 일부 SMR은 대기압에서 운전할 수 있다”며 “SMR은 고압 사고를 배제해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원전보다 출력이 적은 SMR은 상용화 전 경제성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규모의 경제 원리에 따라 원자력 발전소는 출력이 클수록 경제적이다. 강 부장은 “SMR은 규모의 경제 원리를 극복하기 위해 모듈화, 계통 단순화, 표준화를 통해 대형원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력이 적지만 대형원자력 발전소 도입이 불가능한 탄력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시장이나 에너지원 이동이 필요한 분야에 상용화될 수 있다. 

탄소중립의 가능성을 찾다
탄소 중립정책의 목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SMR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재생 에너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기술 역시 경제성 및 전력망의 제약이 존재한다. 이 교수는 “재생에너지와 SMR 모두  있어야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며  “SMR은 재생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 화력 발전을 대체하는 기술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SMR은 작은 모듈로 이뤄져 있어 다양한 기술의 발전이 요구된다. 작은 모듈에 적용 가능한 유연하고 세밀한 출력변동 조절 기술, SMR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운산업의 탄소 중립을 위한 선박추진형 SMR 등이 대표적인 예다. SMR의 출력변동 조절 기술 개발이 구체화한다면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에서 공급하던 산업용 전력 외에도 가정용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 이 교수는 “SMR 개발에 인력과 자본이 충분히 투자된다면 탄소 중립이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다르게 SMR은 기업 단위의 투자가 가능하다. 이 교수는 “현재의 SMR 개발은 각국에서 벤처 투자 위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의 투자 환경이 조성돼야 SMR 개발이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에너지 개발 기업인 ‘Nu Scale’에서 개발 중인 SMR의 경우, 높은 안전성을 증명해 미국에서의 인허가를 받았다. 우리나라 역시 SMR 개발을 위한 충분한 인력 및 자본 투자가 이뤄진다면 탄소 중립의 실현을 기대할 수 있다.


짧은 기간 내에 SMR이란 새로운 동력원은 세계 곳곳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오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여러 국가가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화력발전 비율 축소와 같은 장기 전략을 이행 중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 속에서 SMR을 비롯한 차세대 에너지원에 관해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MWe(MegaWattselectric): 전력출력 에너지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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