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가 조용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숙대신보 기자인 필자에겐 비보일 뿐이다. 숙대신보 학내보도 면엔 실을 소식이 없다. 매주 후배 기자들에게 학내보도 면에 실릴 아이템 발제를 공지할 때면 마음이 무겁다. 그들이 발제한 아이템은 시의성과 당위성이 부족하다. 코로나19로 모든 교내 활동이 위축됐으니 당연한 일이다. 여러 번의 취재와 마감으로 검색에 능숙한 기자단이지만 ‘학내보도’ 면에 실릴 아이템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고요함은 가판대에도 적용된다. 교내 가판대를 찾아다니며 지난주의 신문을 수거할 때면 너무도 많은 양에 씁쓸함을 느낀다. 취재가 아닌 신문 폐기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5일간의 취재와 이틀간의 밤샘 작업으로 일궈진 학보를 버리기 위해 땀을 내다니, 기자단에게 이것만큼 서글픈 일이 있을까. 

가판대 옆 쓰레기통이 보이지만 아쉬운 마음에 학보 열 부를 챙긴다. 대학 진학에 도움받은 어른들을 만나 뵐 때 하나씩 건네는 학보는 필자의 대학 생활을 전부 보여준다. 그들에게 필자는 어떤 기사를 작성했는지, 학보 발간에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설명할 때면 숙대신보가 필자에게 큰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본교를 향한 학우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그 속에서 보이지 않는 학내 구성원의 노력은 이어진다. 숙대신보는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 앱’줌(Zoom)을 통해’’ 이 두 문구와 함께했다. 코로나19로 교내 대면 행사가 취소된 것은 아쉽지만 학우와의 소통을 지속하고자 하는 누군가의 노력은 비대면 행사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단절된 학내 소통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학내구성원들의 노력은 필자가 숙대신보 기자로서 활동하는 데 원동력이 된다.

숙대신보 제1397호는 이번 학기 마지막 학보다. 고요함의 무게를 깨달은 필자는 오는 2학기를 위해 힘을 기르는 중이다. 숙대신보 메일함을 통해 기사를 제보받던 시기는 지났다. 학내보도 면에 실을 아이템이 없다고 실망할 시기 또한 지났다. 이젠 필자가 학우들에게 다가가야 할 때다. 숙대신보 제1398호 7면 아래 편집장이란 직책 옆, 이름 석 자로 학우들과 만날 그날을 고대한다. 그날을 위해 필자는 학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보도할 힘을 길러 놓고 기다리겠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