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필자에게 바다는 선망과 아름다움의 대상이자 미지의 대상이었다. 넓은 바다를 헤엄쳐 절경을 만드는 고래나 여러 물고기의 모습은 필자가 바다를 사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던 중 필자는 바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바다의 음모’란 뜻의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바다생물의 멸종과 해양오염을 다룬다. 우리가 십 수년간 배워온 아마존 붕괴처럼 바다 또한 고갈되고 붕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씨스피라시에선 모든 일의 원인이 해산물 소비를 위한 어업에 있다고 한다.

바다는 그 안에 바다생물이 존재하기만 해도 건강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고래는 숨을 쉬기 위해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다. 이때 고래가 배출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초소형 해양식물의 비료가 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4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산소의 85%를 생성한다. 바다생물인 다시마는 열대우림보다 면적당 20배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 요즘처럼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바다생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한편 바다생물은 상업적 어업으로 인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 참다랑어는 상업적 어업 때문에 지난 1970년 대비 현재는 3%의 개체만 남아있다. 하지만 어업회사는 무리한 어획을 멈추지 않고 참다랑어 개체 감소에 대한 책임이 돌고래에 있다고 주장한다. 돌고래가 먹는 바다 생물의 양이 많아 참다랑어의 개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상어도 멸종될 위기다. 지난 1970년에 비해 현재 황도상어, 황소상어, 귀상어의 개체 수는 80% 이상 감소했다. 즉 한 시간에 상어 1만1000마리부터 3만 마리가 계속 사냥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과적으로 수많은 해양 생물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상업적 어업의 또 다른 문제는 부수어획에 있다. 부수어획이란 목표종을 잡으면서 다른 어종도 부수적으로 포획하는 방법이다. 씨스피라시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한 어장에서 한 달간 어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세계희귀종인 쥐돌고래 269마리, 바다표범 4종 900마리, 해양성 조류인 바닷새 5000마리 등이 부수어획으로 죽는다. 어업회사는 목표종 이외의 어종이 우연히 잡혔다고 말하지만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수단으로 부수어획을 이용하는 어업회사들이 있어 신뢰성이 다소 부족하다.

상업적 어업은 환경오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모여 형성된 ‘태평양 쓰레기섬’의 46% 이상은 어망과 같은 어업 관련 물품이 차지한다. 어업 관련 물품은 해양생물에 플라스틱 빨대보다 치명적이다. 이는 해양생물의 사냥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승어업을 하는 일부 어업회사는 매일 지구를 500번 두를 수 있는 양의 낚싯줄을 바다에 설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어선을 통해 포획돼 죽는 바다거북만 연간 25만 마리고, 지금의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오는 2048년엔 바다는 텅 비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바다생물이 죽으면 바다가 죽고, 바다가 죽으면 결국은 우리가 죽는다. 인간의 해산물 소비를 위한 상업적 어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지구가 붕괴하고 바다생물이 죽어가고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긴 낚싯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낚싯바늘을 설치해 바다생물을 잡는 어업 방식을 말함.
 

김주희 문화관광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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