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당뇨병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20대 당뇨병 환자 수는 51.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당뇨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다. 평균 기대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예견되는 현재 20대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최대 80년 이상의 여생을 당뇨병과 함께 보내는 셈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은 식이 요법을 통한 혈당 조절을 필요로 한다. 특히 설탕은 일 순위 금지 대상이다. 그렇다면 20대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평생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인공 감미료라면 설탕만큼 달지만, 당뇨병 환자도 먹을 수 있는 달콤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식사를 제한할 만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은 무엇이며, 인공 감미료는 왜 단맛을 내면서도 당뇨병을 악화시키지 않는 건지 알아보자.



인슐린은 부재중, 포도당은 파업 중
당뇨병은 신체가 포도당을 활용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하는 질병이다. 탄수화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소인 포도당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신체의 주요 동력으로 사용된다.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다. 인슐린은 신체가 흡수한 포도당을 소비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이 작용하면 혈당 수치가 감소한다. 신체가 인슐린을 분비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당뇨병은 두 종류로 구분된다. 제1형 당뇨병은 신체가 인슐린을 전혀 생산할 수 없는 경우다. 따라서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겐 인슐린을 주입하는 치료가 필수적으로 행해진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가능은 하지만 정상인에 비해 원활하지 못하고 분비된 인슐린의 작용 또한 효과적이지 못한 경우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우선 식이 요법, 체중 조절 등으로 경과를 지켜보다가 혈당이 계속 상승하면 인슐린 치료를 동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식·다음·다뇨는 당뇨병의 세 가지 주요 증상으로 불린다.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신체는 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식사량을 요구한다. 그러나 더욱 많은 양을 먹고 마셔도 당뇨병에 걸린 몸은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보낼 뿐이다. 그 결과 다식·다음·다뇨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몸의 동력인 포도당이 부족하면 집중력 저하, 피로감 혹은 무기력 등의 증상도 호소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 2018년 삼백만 대에 도달한 이래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 2020년까지 연도별 당뇨병 환자 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자료출처=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지난 2016년부터 지난 2020년까지 연도별 당뇨병 환자 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다. (자료출처=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는 당뇨병 이전 단계다. 공복혈당장애는 식전혈당으로, 내당능장애는 식후혈당으로 진단한다. 탄수화물을 분해한 결과로 생성된 포도당은 혈관을 따라 이동한다. 따라서 혈당은 밥을 먹은 후에 높고 밥을 먹기 전엔 낮다. 식전혈당은 정상인의 경우 100mg/dL 미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126mg/dL 이상이고 그 사이 구간을 공복혈당장애로 판단한다. 식후혈당은 정상인의 경우 140mg/dL 미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200mg/dL 이상이다. 식후혈당이 140mg/dL 이상이며 200mg/dL 미만인 경우를 내당능장애로 진단한다.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는 혈당 조절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은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수많은 합병증을 초래한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크게 대혈관 합병증과 말초혈관 합병증으로 나뉜다. 대혈관 합병증은 뇌, 심장 등 신체 주요 부위를 잇는 동맥과 정맥에 발생한다. 따라서 대혈관 합병증은 뇌졸중, 심장마비 등으로 나타난다. 말초혈관 합병증은 손, 발 등 신체 말단으로 이어지는 미세 혈관에 발생한다. 세포 내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조직은 손상되고 심하면 괴사한다. 이는 신체 절단의 사유가 된다. 눈에 발생한 말초혈관 합병증은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당뇨병 예방과 혈당 관리, 밥상에서 시작한다
당뇨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현재 의학 기술로는 당뇨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기능이 손상돼 발생한다. 이러한 손상은 자가면역질환, 비만,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췌장의 망가진 기능을 치료하는 방안은 아직 없다. 현재 당뇨병 치료는 당뇨병 자체의 해결보다 합병증 예방에 초점을 두고 이뤄진다. 

균형 잡힌 식사는 당뇨병 예방과 관리의 핵심이다. 이때 균형 잡힌 식사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일정량의 음식을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을 말한다. 탄수화물은 백미와 밀가루 같이 정제된 종류가 아니어야 하고, 현미나 콩 등이 이에 적합하다. 정제된 탄수화물만이 아니라 설탕, 꿀과 같이 정제된 당류도 피해야 한다. 단백질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기름지지 않은 닭, 두부 등이 권장된다. 지방은 견과류나 생선이 포함하는 불포화지방산을 위주로 먹고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산이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트랜스지방산은 피해야 한다. 식이섬유는 포도당이 많은 과일보다는 채소로 보충하고, 가능한 금주한다. 소금 섭취량은 하루 5g으로 제한된다. 

혈당지수(Glycemic Index, 이하 GI)를 참고하면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식단을 쉽게 설계할 수 있다. GI는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0부터 100까지로 나타낸 지표다. 식품의 GI가 높을수록 혈당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후 하강한다. 혈당의 급격한 변화는 공복감으로 이어져 과식을 유도할 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와 작용도 방해한다. 흰 빵과 쌀밥, 수박 등 GI 70 이상인 음식은 고당 식품으로 부른다. 잡곡과 보리, 복숭아 등 GI 55 이하인 음식은 저당 식품이다. GI 56부터 GI 69까지 구간에 해당하는 음식은 중당 식품으로 일컫는다. 중당 식품에는 메밀국수, 고구마, 그리고 바나나 등이 있다.

▲한국 사람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가 높은 순서대로 나타낸 그래픽이다.
▲한국 사람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가 높은 순서대로 나타낸 그래픽이다.



설탕 대신 건강한 인공 감미료
인공 감미료는 단맛을 내면서도 당뇨병 환자가 혈당 상승의 위험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설탕 대체재다. 사카린나트륨(Sodium Saccharin)은 설탕의 300배에 달하는 단맛을 내지만 우리 몸에 영향을 주지 않고 그대로 배출된다. 사카린나트륨은 1970년대 발암물질로 오해받아 사용이 제한됐다가 안전성이 검증된 현재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1년 사카린나트륨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인정했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카린나트륨의 허용 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인공 감미료는 설탕과 다르게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 충치는 뮤탄스균(Mutans)과 같은 충치 원인균이 입속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에 치아가 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인공 감미료는 충치 원인균이 분해할 수 없는 구조여서 치아를 부식시키는 산이 생성되지 않는다. 인공 감미료의 대표적인 예시론 껌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자일리톨(Xylitol)이 있다. 에리스리톨(Erythritol), 소르비톨(Sorbitol) 등도 인공 감미료에 해당한다. 

설탕보다 강한 인공 감미료의 단맛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선 절제가 필요하다. 사카린나트륨과 비슷하게 사용되는 아스파탐(Aspartame)은 설탕의 200배 당도를 지녔다. 높은 당도는 신체의 수용 역치를 높여 더 강한 자극, 즉 더 달콤한 맛을 찾도록 만든다. 자일리톨과 소르비톨 같은 몇몇 인공 감미료는 다량 섭취 시 복통을 유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공 감미료별 안전기준치(Acceptable Daily Intake, ADI)를 설정해 이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인공 감미료로 만든 달콤한 음식은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성분상으론 무해하더라도 단맛에 중독될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건강한 단맛을 오래 즐기려면 순간의 유혹을 참는 절제도 필요하다.

*송수진, 최하늬, 이사야, 박정민, 김보라, 백희영, & 송윤주. (2012). 한국인 상용 식품의 혈당지수(Glycemic Index) 추정치를 활용한 한국 성인의 식사혈당지수 산출. 한국영양학회지, 45(1), 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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