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드라마는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삶에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요즘 드라마와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면서 필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장면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최근 드라마계를 휩쓸며 화제의 중심을 차지한 드라마가 있다. 방영 즉시 높은 시청률을 달성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와 온라인 플랫폼을 뜨겁게 달군 <펜트하우스>다. <펜트하우스>는 ‘펜트하우스(Penthouse)’에 사는 사람들을 둘러싼 갈등과 사건을 다룬다.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는 기획 의도를 ‘욕망’이라고 설명한다.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자 양심을 저버린 등장인물을 통해 작가는 욕망만을 추구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한편 기획 의도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선 학교폭력, 가정폭력, 납치, 감금, 살인과 같은 온갖 사회악이 전부 등장한다. 특히 남성 등장인물이 여성 등장인물을 감금하고 채찍질하거나 잠자리 요구 조항이 들어 있는 노예계약서를 제안하는 등의 자극적인 장면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필자는 대중에게 폭력성을 주입할 수 있는 위험한 소재를 드라마에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소재를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가 해당 소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시청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신중히 고려해볼 의무가 제작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아동 학대 장면, 가해자와 피해자 시점을 지나치게 강조한 장면 등은 단순히 나이 제한을 내세워 방영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현대사회에선 어린아이도 쉽게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 제작진은 드라마를 만들 때 표현의 자유보다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해 논란이 된 드라마가 많다. <철인왕후>는 사극과 코미디를 결합한 드라마로 소재가 독특해 재밌다는 평을 받았고, 높은 시청률을 얻었다. 그러나 드라마 속 여러 장면이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비춰지면서 결국 ‘역사 왜곡 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 왕조의 기록을 담고 있는 세계 기록 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한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비판을 받았다. <철인왕후>의 원작소설을 쓴 중국인 작가가 한국 혐오적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력도 논란이 됐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영 시작 일주일 만에 방영이 취소된 드라마도 있다. <조선구마사>는 판타지 요소가 섞인 사극 드라마다. <조선구마사>의 작가가 역사적 사실과 왜곡해 조선왕조의 모습을 그려 비판을 받았고 친중 성향을 가졌다는 논란도 일었다. 이러한 역사 왜곡 논란은 광고계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며 결국 방영 취소가 결정됐다.

역사 왜곡 드라마에 대한 판단은 각자 다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드라마는 그저 재미를 위한 작품에 불과할 수 있고, 역사 왜곡은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드라마를 ‘작품’이란 명목으로 포용해도 괜찮을까. 드라마를 삶의 낙으로 여기는 이들이 드라마의 표현 방식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보며 드라마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유소희 법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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