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만들어낸다. 사물인터넷은 각종 물건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며, 빅 데이터는 끊임없이 가공·처리된다. 한편 빠르게 진보한 기술은 인간을 수동적 존재로 전락시키기도 한다. 이는 자유에 기반한 민주주의 체제를 크게 뒤흔들 수 있다. 그렇기에 인간이 견고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변화에 걸맞은 교육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는 현대사회에서, 과연 기술의 발전을 민주주의와 결부시킬 수 있을까?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알고리즘을 통제하는 권력은 내 느낌과 감정까지 조종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민주주의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라며 제4차 산업혁명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미래엔 민주주의가 기술로 인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세대의 과제는 기술발전과 민주주의 간 역설적 관계의 극복이다. 두 변수의 균형과 원만한 연결은 글쓰기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글쓰기 속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것을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와,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는 다양성 존중 인식이 있다. 즉 글쓰기엔 민주주의가 내재해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신기술의 영향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고민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게 한다.

글쓰기를 통해 사회를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민주적인 자세를 기를 수 있다. 글쓰기 교육은 집단지성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집단지성을 통해 복잡한 세계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고, 타인과 협력하며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집단지성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도 포함돼있다. 즉 글쓰기를 통해 민주시민의식과 더불어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

글쓰기 교육은 도래할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 결정한다.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집단지성의 혜안을 바탕으로 타인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글쓰기는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꾸준히 개발해 나가야 할 자질이다. 21세기를 사는 인류가 기술개발과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에 우리의 운명이 달려 있다.
 

정치외교 20 양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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