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지난 한 학기는 본지에 어느 때보다 가혹한 시기였다. 코로나19 상황은 현장 취재와 대면 마감이 필수적인 본지 기자단의 발목을 잡기만 했다. 새롭게 조직된 데스크진은 처음 마주한 부장 기자의 역할에 익숙해지느라, 정·수습 기자들은 몰아치는 취재 일정을 감당하느라 숨 돌릴 틈 없는 날이 계속됐다.

바쁜 일정과 피로가 한 철 독감이라면, ‘대학언론의 위기’는 학보사가 겪는 고질병이다. 대학언론에 대한 불신, 무관심, 활동의 피로 등 대학언론이 앓는 병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픈 병을 하나 고르라면 필자는 ‘무관심’을 꼽겠다. 원래 악플보다 무플이 무서운 법이라 했다. 하필 필자는 본지 웹사이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면 보이는 개별 기사 조회수는 늘 판도라의 상자 같았다. 야심 차게 작성한 기사 조회수가 세 자릿수를 겨우 넘었을 때의 허탈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자신이 쓴 기사의 조회수를 궁금해하는 동료 기자에게 뭘 기대하냐며 웃어넘기는 뒷맛이 썼다.

그럼에도 숙대신보는 좌절 대신 변화를 택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종이신문 발행을 재개하고, 뉴스레터와 우편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독자에게 숙대신보의 이름을 알리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려 한다. 접근성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웹사이트 개편 작업도 진행했다. 다른 학보사들은  진작에 시작한 활동으로 생색내느냐 묻는다면 충분히 수긍하겠다. 다만 사수 혹은 부사수와 연락을 주고받느라 고작 50분 길이의 강의조차 한번에 들어본적 없는 기자들에겐 하나하나의 변화가 부담이자 새로운 도전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제는 더욱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때다. 급변하는 4차산업 시대에서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외면할 수 없다. 이미 일부 타 대학 학보사는 뉴미디어부를 운영하고 있다. 본지 또한 지면의 영상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본지 기자단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신문 지면을 구성한다. 전문가 같은 실력은 없어도, 어도비 편집 프로그램의 UI엔 익숙한 기자들이 있다. 체력과 인력의 한계를 극복한다면 영상 매체 제작에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36시간 밤샘을 달리는 마감 현장은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다. 그런 환경에서도 기자들은 지난주보다 나은, 지난주와 다른 지면을 만들어보려 노력한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지만 시도한다는 사실 자체에 의의를 둔다. 어느덧 본지의 2020년 2학기 마지막 발간이다. 방학 동안 더 치열하게 본지의 미래를 고민할 기자들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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