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이하 KIST)은 본교 김우열 화공생명학부 교수와 황윤정 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의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e-케미칼(Electron-Chemical)’ 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다. e-케미칼 기술은 전기 화학반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에틸렌글리콜, 알콜 등의 화석연료로 가공하는 기술이다. 이때 생성된 에틸렌글리콜, 알콜 등의 화합물을 e-케미칼이라고 한다. e-케미칼 기술은 학계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황 박사는 “탄소 순환의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화석연료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며 “e-케미칼 기술을 활용하면 이러한 탄소 순환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김 교수 연구팀과 황 박사 연구팀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황 박사는 “평소 이산화탄소를 다른 자원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해왔다”며 “김 교수와 e-케미칼 기술에 관한 관심이 일치해 공동 연구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를 위한 실험은 본교에서 이뤄졌다. 김 교수는 “본교엔 전기화학 반응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적외선 분광장치가 구축돼 있다”며 “이를 활용해 본교에 방문한 황 박사를 비롯한 KIST 연구원들과 함께 실시간 분석 실험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연구팀과 황 박사 연구팀은 이산화탄소가 에틸렌으로 바뀔 때 구리 기반 촉매에서 중간체가 생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적외선 분광장치로 전환 과정을 초 단위로 관찰했다”고 말했다. 촉매로 구리를 설정한 데는 선행 연구가 바탕이 됐다. 황 박사는 “촉매 물질 연구에서 구리는 탄소가 두 개 이상인 에틸렌 같은 화합물을 생성하는 유일한 물질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구리수산화물 나노선 제작에 기여한다. 구리수산화물 나노선은 에틸렌을 생성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에틸렌은 폴리에틸렌을 만드는 데 쓰인다. 폴리에틸렌은 내구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산업 전반에서 널리 사용된다. 또한 에틸렌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기후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의 주원인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에틸렌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만들어진다”며 “에틸렌이 분해되더라도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본교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데 본 연구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 연구팀의 본교 박소정(화공생명공학 박사과정) 학우는 “본 연구는 이산화탄소를 산업에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며 “본 연구가 보다 효율적인 차세대 탄소자원화 기술을 찾는 돌파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연구의 논문은 에너지·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 호에도 실릴 예정이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는 박 학우와 황 박사 연구팀의 김영혜 KIST 박사, 교신저자는 김 교수와 황 박사다. 황 박사는 “e-케미칼에 관한 연구 논문을 많은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논문은 해당 학술지에서 2020년 상위 10%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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