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점검]

‘내가 갈 곳은 어디’ 본교 학생회관 2층에 있는 취업정보게시판에서 한 학우가 취업정보를 살펴 보고 있다.


실태-전공계열별 취업 시장 분석

기업 투자와 신규 채용 축소로 취업시장 얼어붙어
인문계열 채용 비율, 갈수록 낮아져
취직 잘 되던 경상계열도 함께 채용 줄어

기업, 이공계 선호하지만
자연계열은 외면받아
기업의 탈스펙화, 기준 모호해 학생들 혼란만 가중

해마다 하락하는 취업률은 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경우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54.4%, 50.0%, 47.5% 순으로 취업률이 감소하고 있다. 기업 투자와 신규 채용의 축소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취직이 잘 되던 경상계열 전공자들도 취업난을 피할 수 없다. 전반적으로 기업의 신입사원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상계열 수요 역시 줄었다. 많은 학우들이 취업을 위해 경상계열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본교 취업경력개발원 최성희 팀장은 “진로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문계열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을 달래고자 경상계열을 복수전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본인이 원하는 직종이 경상계열에 해당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인문계열 역시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기업에서 인문계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몇몇 그룹의 신입사원 채용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는 85%, 현대차·SK·LG 등 주요 그룹은 공채의 70~80%로 이공계열 지원자를 채용했다. 기업에서 이공계열 전공자를 채용한 만큼 인문계열 전공자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하지만 이공계열 전공자라고 해서 반드시 취직이 잘 되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이공계열 중 자연계열의 취업률은 공과계열의 취업률에 비해 낮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과계열 전공자의 취업률은 65.6%인 반면 자연계열 전공자의 취업률은 52.3%에 그쳤다. 이공계열이지만 자연계열 분야는 관련된 업종이 많지 않을 뿐더러 채용 시 관련 전공 석·박사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예체능계열 전공자의 경우 취업 상황은 더 어렵다. 예체능계열의 취업 분야는 다른 전공계열보다 더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서직과 같은 사무직으로 취직하는 추세다. 최 팀장은 예체능계열 취업 준비생들에 대해 “타 학과들보다 직업 선택 폭이 좁기 때문에 미리 사무직을 준비할 경우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의 탈스펙화 경향은 취업 준비생을 더 힘들게 한다. SK 그룹은 올해 상반기 신입채용부터 서류에서 외국어 성적, 해외경험, 수상경력, 인턴경력 등과 같은 스펙난을 없앴다. 현대 그룹은 서류에서 외국어, 봉사활동, 동아리에 해당하는 항목을 삭제했고, 포스코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런 탈스펙화 속에서 지원자들은 평가의 모호한 기준 때문에 취업 준비에 혼란을 겪는다.

최 팀장은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펙보다 기업들이 원하는 직무능력의 중요성을 더 염두에 둬야 한다”며 “최근 기업들은 인문학적 소양과 직무역량(NCS: 국가직무능력표준)에 중점을 두고 있으니 이를 준비하는 것이 비교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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