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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무죄다"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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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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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성현들의 심오한 책 열권보다 연극배우의 칼날 같은 한두 마디의 대사가 정신을 바짝 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며칠 전 새 정부 장관 인사 청문회 중계를 무심히 보다 접한 연극 ‘돈키호테’의 한 구절도 그러했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된 연극배우 유인촌 씨가 가장 좋아하는 연극 대사라고 한다. 국가 대표 햄릿 배우인 유인촌 씨가 장관 청문회장에서 돈키호테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철학자이자 수학자였고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였으며 평화 운동가였던 20세기의 위대한 지성 버트런드 러셀 또한 돈키호테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세상으로 나가라. 해적도 돼 보고, 보르네오의 왕도 돼 보고, 소련의 노동자도 돼 보라. 기본적인 신체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생활을 해라.”

살아가면서 할 만한 일만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또 세상에는 할 만한 일이 없다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를 계산하느라 머리가 너무 복잡해진 사람, 최고로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사색에만 빠져있는 사람, 모든 것이 하찮아 보여 삶이 권태롭기만 한 사람, 잘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 분석에만 열중인 사람들이라면 돈키호테와 러셀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청파 교정에는 벌써 푸른빛이 완연하다. 3월,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다. 용기와 고민이 교차하는 시기다. 이번에는 돈키호테가 한번 돼 보는 것도 좋다. 햄릿의 사색은 언제라도 가능하지만 돈키호테의 행동은 그렇지 않다. 고민을 접고 느낌이 오는 대로 무엇이든 쉽게 시작해 보자. 자신의 느낌을 믿어 보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OO광, OO매니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쏟아 부어 보는 거다. OO폐인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훈장쯤으로 생각하자. 좀 손해를 보면 어떠한가. 정말 원하는 것이 아니면 어떻고 정말 잘하는 것이 아니면 어떤가. 열정은 무죄다.

그래도 두렵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젊은이들이라면 위대한 선배들의 열정을 흉내내보는 것도 좋다. 인생은 연극이니까.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 버트런드 러셀은 자시의 삶을 지배한 열정으로 이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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