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패트릭은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사의 CEO로서, 20~30대의 재벌층을 일컫는 여피족을 대표한다. 그는 가난을 모르고 성장해, 사치스러운 소비생활을 한다. 때문에 그의 살인 충동은 보통의 범죄자들처럼 부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부의 과잉으로 인한 탐욕에서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패트릭이 벌이는 잔인무도한 살인행위는 충격에 가깝다. 그는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했다고 자랑하는 친구에게 질투심을 느껴, 그를 죽이기 위해 집으로 유인한다. 패트릭은 죽이려고 불러들인 친구 앞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도끼와 함께 춤을 춰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징인 '감정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심지어 친구의 시체를 그의 옷장에 버젓이 걸어두는 뻔뻔함도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시작된 패트릭의 살인행위는 친구뿐 아니라 매춘부, 파티에서 만난 모델, 옛 애인, 길 가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불특정 다수로 확대된다.
또한, 연쇄살인을 끈질기게 조사하는 형사의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보여주는 패트릭의 뛰어난 솓ㄱ임수와 지적능력 역시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영화와는 달리 현실의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쌓아온 부와 명예를 살인에 의해 깨뜨리고 싶지 않아 평범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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