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인간생활의 세 가지 기본요소로 의식주(衣食住)를 말한다. 의식주는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이것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식(食)과 관련된 식품영양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학문이기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나아가서 먼 미래에도 꾸준히 발전해야하는 학문에 속한다.


나에게는 ‘아, 내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구나’하고 생각이드는 습관들이 있다. 그것은 구입할 음식의 영양성분표시를 꼭 보는 것과 새로 나온 제품들을 시범적으로 먹어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가까운 편의점을 가도 여실히 드러나는 나의 습관을 보고 나 스스로도 놀라는 경우도 있다. 우유 하나를 고를 때에도 영양성분표시에서 지방함량을 보고 저지방 우유를 선택하고, 빵 하나를 고를 때에도 영양성분표시에서 칼로리와 지방함량을 체크한다. 처음에는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조금이나마 저칼로리의 음식을 먹으려고 영양성분표시를 보기 시작했었는데, 이제는 칼로리만이 아니라 지방, 칼슘, 나트륨 함량 등 다른 영양성분도 확인하게 됐다. 같은 돈을 내거나, 약간의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한 가지의 음식을 먹더라도 보다 좋은 것을 먹는 것이 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길에서 보이는 떡볶이, 오뎅, 샌드위치, 김밥 등 영양성분표시가 없는 음식들의 영양성분을 머릿속에서 대략적으로 분석해보는 내가 있었다. 하루 3끼를 챙겨 먹지는 못하더라도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칼슘 섭취를 위해 귤 1000원어치를 사서 먹고, 우유 한 잔을 마시는 나를 볼 때, 사소한 행동 하나일지라도 배운 것을 실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업체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 바로 식품코너이다. 신선식품, 가공식품, 조리식품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로 들어간다. 몇 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파프리카와 새로운 품종의 오이고추, 황금느타리버섯 등이 진열대에 있으며, 면류, 과자류, 양념류 등 새롭게 개발된 제품이 기존의 제품들과 나란히 진열된 모습을 볼 때 나의 눈은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어떻게 이렇게 개량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내서 판매하게 되었을까’, 수입제품이라면 ‘이 나라에서는 이런 맛이 인기가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멈춰지지 않고 개발자를 비롯하여 포장,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경탄과 박수를 아끼지 않게 된다. 신문이나 TV에서 신제품을 접하는 경우에도 머릿속에 기억해뒀다가 꼭 먹어보고, 기존제품과의 영양학적으로 다른 점을 생각해보며 이런 상품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메모하기도 한다.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면서 배운 이론적 지식과 응용능력이 지금의 내 생활에서는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꾸준히 발전해야 하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안전하고 유익한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해 장기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하길 바란다. 동시에 소비자들도 생활의 기본요소 중 식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고, 식품영양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보다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길 바란다.

식품영양학 석사3학기 유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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