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시기를 반영하듯 대학에서도 역시 정치바람이 휘몰아친다. 최근 어느 현직 대학교 총장이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두 마리 토끼를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총장직을 사퇴하라는 압박까지 받았다. 또한 얼마 전 우리 학교 이경숙 총장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선대위원장 영입 제의를 받았으나 끝내 고사했다는 이야기도 보도됐다. 이처럼 교수의 정치참여에 관한 많은 사건들이 있지만, 나는 교수의 정치참여를 그다지 좋은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학문은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가 배우는 학문은 대부분 만들어진 원리이지 현실이 아니다. 경제학원론에서 배운 경제 원리들 모두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정치는 완벽하게 현실적이다. 정치인들이 원하는 것 역시 현실의 권력이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는 사리사욕을 원하는 사람들의 싸움이라고 받아들인다. 이처럼 학문과 정치에는 확실한 연결 고리가 없다. 아무리 순수한 의도로 학문의 이상을 정치에 실현한다 할지라도 학문의 순수함이 깨끗한 정치로 구현되기 보다는 오히려 정치로 인해 학문이 도구로 이용 될 위험성이 더 크다.


또한 정치인이 아닌 사람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대부분 정치 세력의 밑에서 출세를 누리고자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시쳇말로 ‘줄타기’인데, 특히 대선에서 줄을 잘 서면 장관 등으로 반짝 출세를 누릴 수도 있다는 의식도 만연하다. 이처럼 정치에 대해 불신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어 정치참여가 본의 아니게 왜곡 될 수 있는 위험이 높다. 따라서 비록 교수가 좋은 뜻으로 정치에 입문한다고 하더라도 여론은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좋은 인상보다 나쁜 인상이 더 머릿속에 각인되기 쉽다고 한다. 교수의 정치참여 역시 좋은 인상보다는 나쁜 인상으로 각인될 것이다.


이처럼 교수의 정치 참여에는 좋은 점보다 좋지 않은 점이 더 많기 때문에, 교수는 정치참여를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슬기 (경영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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