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의 신인가수 발굴 프로그램 <쇼바이벌>이 지난 3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나의 방송 프로그램이 끝나고 또 다른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일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유독 <쇼바이벌> 폐지 결정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사람들은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쇼바이벌은 참가 신인가수 중 우승팀만이 자신들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대형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한 신인가수들에게 쇼바이벌은 단순 예능프로그램의 의미를 넘어서 좀처럼 보여줄 수 없었던 그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신인가수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그동안 억눌려있던 끼를 폭발하듯 누구보다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었다. 이런 그들에게 <쇼바이벌> 폐지는 방송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조차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리꾼들이 쇼바이벌 폐지를 반대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기회의 부재가 어디 가요계만의 일일까? 지난 달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해 입학한 서울대생의 80%가 고학력ㆍ고소득직 집안의 자녀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예계에 비유하자면 고학력ㆍ고소득직의 부모는 곧 대형기획사인 셈이다. 이러한 대형기획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에겐 그만큼 좋은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애초에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 기회의 부재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꿈을 키워보지도 못한 채 좌절하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그러나 출발선 위치부터 다르니 도무지 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비록 이처럼 사회가 불평등할지라도 우리는 이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출발선에서 조금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탄탄한 배경에 힘입어 먼저 시작하는 그들에게 불굴의 패기를 보여주자. 의지와 노력의 발걸음은 언젠간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고 당신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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