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영, 왕과 나, 태왕사신기, 이산 정조. 안방극장을 차지하고 있는 이 사극들은 수 백 년의 역사를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큰 스케일, 흥미진진한 스토리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흥미를 위해 역사 속에 없던 인물을 창조하고 이야기를 덧붙이는 등 실제 역사와는 다르다는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극으로 인해 역사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 사극의 이해와 재미를 돕기 위해 사료에 근거한 역사와 사극 속 역사 배경을 다룬 다음 4권의 책들을 준비했다.

1.발해를 찾아서 (송기호 지음/솔출판사 펴냄/13,000원)

드라마 ‘대조영’에서 대조영은 당나라 안시성에서 쌓아올린 토성을 무너뜨린 순간 태어난다. 이는 고구려의 기상을 이어받아 만주 땅에 발해를 잇는 운명을 보여주는 것으로 발해 역사가 우리의 역사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소수민족의 역사로 간주해 그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 발해의 역사를 복원해 내고자 만주와 연해주를 두 번이나 직접 찾아가 갖가지 유적과 유물을 토대로 발해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이 책에 자세히 묘사된 발해인들의 당시 생활상을 보면서, 1,300여 전의 발해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2. 성종 조선의 태평을 누리다(이한우 지음/해냄 펴냄/13,000원)

드라마 ‘왕과 나’에서 윤씨를 두고 내시 김처선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성종은 실제 조선 역사속에서 태평성대를 이룬 성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조선 실록에 기록된 사료들을 근거로 성종의 태평성대는 세종과 세조가 이룬 업적의 연장성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더 나아가 성종의 시대는 오히려 조선시대의 퇴보가 시작된 시기라고 제시한다. 또한 지금까지 성군인줄만 알았던 성종이 주색잡기를 탐닉하는 등 성종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실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신하와 성종간의 대화가 나와 있어 세종에 대한 당시 성종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3. 광개토왕이 중국인이라고? (월간중앙역사탐험팀 엮음/중앙일보시사미디어/13,000원)

드라마 ‘태왕사신기’는 만주 땅을 찾으려는 늠름한 광개토대왕의 모습과 더불어 한때 우리나라에 속해 있었던 만주역사를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는 동북공정을 통해 만주벌판에서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우리의 역사와 정기를 왜곡하려 하고 있다. 이 책은 동북공정의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 왜곡의 배경과 실체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우리 학계의 반론에 대해 다루고 있다. 또한 월간중앙역사탐험팀이 ‘광개토대왕 거란 정벌로’를 직접 다녀와 쓴 르포와 사진이 함께 담겨있어 만주벌판에 남은 고구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4. 영조와 정조의 나라 (박광용 지음/푸른역사 펴냄/9,000원)

드라마 ‘이산 정조’에서 정조는 냉철한 영조와는 달리 따뜻한 성품을 지니고 있지만 그 뒤에는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사도제자를 지켜봤던 아픔이 서려있다. 정조가 평생 그리워한 사도세자는 현재 영ㆍ정조가 정치적 개혁을 위해 펼친 탕평정책의 희생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탕평정책을 공존의 가치를 중시하는 ‘정치’로서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또한 탕평정책을 본보기로 삼아 우리 사회가 개혁할 부분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홍국영, 정약용, 박지원 등의 조선시대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어, 좀더 쉽고 재미있게 영ㆍ정조 시대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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