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까닭



한 용 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주검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 젖어 눈에 보이는 것, 아름답고 좋은 것, 새로운 것만 추구하며 살진 않는가, 이 시를 읽으며 생각해봅니다. 화자는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감사와 감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사랑으로 자신의 아름답지 않은 부분까지 감싸 줄 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혼 정보회사가 늘어나고, 여러 가지 조건 충족적인 사랑이 만연해 있는 요즘 시대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곽새롬 (인문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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