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은 이모티콘(emoticon)이 탄생한 지 25년이 되는 날이었다. 최초의 이모티콘은 1980년대 초반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팔멘 교수가 온라인 전자 게시판에서 농담을 표현하기 위해 장난스럽게 시도한 ‘:-)’이다. 이후 이 기호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더욱 다양한 기호가 만들어졌고, 그 기호들은 감정을 나타내는 기호라는 뜻에서 ‘emotion’과 ‘icon’이 결합된 이모티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전 세계 네티즌들은 문자와 기호를 변형시켜 새로운 이모티콘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드러내기 어려운 여러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언어적 요소가 의사소통의 단순 보조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언어 심리학자 밀러(Miller)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93%는 목소리의 높낮이, 얼굴 표정, 몸짓 등의 비언어적 요소이다. 의사소통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월등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이유는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기 훨씬 전부터 사용했던 원시적인 의사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언어적 요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누구나 분명 ‘알차고 좋은 내용이었는데도 청중들이 어째서 내 발표에 무관심했던 것일까.’하며 고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이 그저 경우 읽는 데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단지 말로써 내용을 줄줄 읊는 발표가 아닌 자연스런 몸동작, 풍부한 얼굴 표정과 같은 훌륭한 연출이 수반된 발표라면 더욱 ‘감칠맛’나는 발표가 될 것이다.

통역사 지침서에서는 국제 통역사들이 어조와 태도를 무시한 채 내용만을 그대로 전달할 경우 자칫 회담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렇듯 ‘아’ 다르고 ‘어’ 다르면 오해를 낳는 언어와 달리 비언어적 표현은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또 비언어적 표현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효과를 지닌다. 미소로 상대방과 호감을 나누고 잦은 스킨십으로 친밀감을 한층 높여 보자. 백 마디 말보다도 한 번의 포옹이 상대와 나를 교감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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