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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 속에 담긴 진실 혹은 거짓
이은규 기자  |  smplek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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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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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불 속 단칼에 찔려 죽은 한 남자의 시체가 있다. 도대체 이 남자는 누구에 의해서, 왜 죽었을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덤불 속」은 남자의 시체를 처음 발견한 나무꾼의 법정 진술로 시작된다. 이후 다양한 사람들의 진술이 이어지는데 그 중 도둑 다죠마루는 자신이 남자를 죽였다고 진술한다. 남자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아내를 강간하고, 남자를 죽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내의 진술은 이와 다르다. 강간을 당한 후 남편에게 자신을 업신여기는 차가운 눈빛을 느낀 아내는 자신의 단도로 남자를 죽이고, 자신도 죽고자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고 말한다. 처녀 무당의 입을 빌려 말한 죽은 남자는 함께 가자는 다죠마루의 말에 동의하고 더 나아가 남편을 죽여 달라고 말하는 아내의 배신에 큰 충격과 고통을 받아 자살했다고 진술한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라쇼몽>은 이러한 「덤불 속」이야기를 주된 줄거리로, 가난과 역병으로 피폐해진 12세기 일본을 그린 단편소설 「라쇼몽」을 영화 속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1951년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와 1952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일본 특유의 이미지를 담았다. 또한 남자가 죽게 된 사건 전모를 알지만 사건 현장에 있던 아내의 단도를 팔아버리는 잘못을 범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나무꾼의 모습도 담았다. 이 영화와 단편소설 「덤불 속」은 자신의 목숨과 이익이 달린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능, 욕망이 더욱 커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이기주의는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를 불분명하게 하고, 진리와 진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1910년대 발표된 단편소설 「덤불 속」은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나라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오히려 민중은 살기 힘들었던 메이지 시대의 정서를 담았고, 1950년에 발표된 영화 <라쇼몽>은 태평양 전쟁의 패전으로 인해 생긴 나라 전체의 우울한 정서를 반영했다. 두 작품 모두 옛날의 정서를 담은 옛날 작품인 것이다. 그러나 요즘 언론매체를 통해 거짓말과 비리를 일삼는 이기적인 사람들을 보면 「덤불 속」과 <라쇼몽>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움 주신 분: 우리 학교 이지형(일본학 전공) 교수
■한ㆍ중ㆍ일 문학&영화는 홍은원영상자료관과 세계여성문학관이 주최하는 ‘명작과 함께 하는 한ㆍ중ㆍ일 영화’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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