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 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북한인권동아리 ‘H.A.N.A.(Humanitarian Action for North koreA)’의 회원들이다. ‘H.A.N.A.’의 회원들은 9월 10일부터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를 비롯한 청년단체들과 북한인권 및 납북자ㆍ국군포로문제를 회담의제로 다룰 것을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19일에는 10만 명의 서명을 통일부에 전달할 수 있었고 관계자로부터 검토 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어려운 일을 해 낸 ‘H.A.N.A.’의 전혜령(행정 05) 회장을 교내 카페 ‘블루베리’에서 만나봤다.

‘H.A.N.A.’는 2005년 우리 학교 정치외교학 전공의 모의국회에서 시작됐다. 그 때 의제가 북한인권법이었고 모의국회를 준비하며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학우들이 지금의 동아리를 이룬 것이다. 이후 회원들은 타대학동아리와 함께하는 정기세미나, 북한의 식생활을 느껴보는 ‘한 끼 체험행사’,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알리는 사진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이 중에서도 ‘새터민 대학생과의 간담회’에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새터민 대학생과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잖아요. 간담회에서는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죠.”


이런 활발한 활동에도 ‘H.A.N.A.’는 아직 우리 학교 정동아리로 인정받지 못해 모임 때 마다 장소사용신청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동아리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기자가 ‘H.A.N.A.’의 ‘연합동아리 성격’을 홍보하면 회원이 늘지 않겠냐고 묻자, 전 회장은 “물론, 많은 학우들이 동아리에 들어오면 좋겠죠.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인권이 개선되는 것이지 동아리의 규모를 늘리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대다수의 대학생은 북한인권을 정치문제로 보기 때문에 언급하길 꺼린다. 그러나 전 회장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두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기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치’를 전혀 배제할 순 없죠. 하지만 ‘인권’은 모두가 누려야 할 가치잖아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요.”


동아리 이름이 좋다는 말에 전 회장은 “네, 이름 정말 잘 지었죠? 우린 ‘하나’잖아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그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반쪽을 향한 ‘H.A.N.A.’의 목소리가 압록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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