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처음 상용화된 이후로 인터넷 이용자 수는 정보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에 힘입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용자가 증가한 만큼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초기 인터넷은 컴퓨터 간의 연결을 통한 정보공유를 위해 쓰였던 데에 비해 지금은 전자상거래ㆍ금융ㆍ 언론ㆍ 교육ㆍ엔터테인먼트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그 유용성이 확장됐다. 이렇게 인터넷이 유용하게 쓰이면서 이용자들은 시공간 상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용도와 목적이 다양해짐에 따라 부정적인 측면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나 해킹으로 인한 피해 등을 비롯해 이전에는 예상치도 못했던 사이버 테러ㆍ개인정보 노출ㆍ금융사기 등의 사회문제들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정부와 관련부처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용자 또한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자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는 정보의 부정확성이다.


인터넷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가진 정보를 별다른 제약없이 배포할 수 있으며,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는 빠른 시간 내에 거리의 개념을 뛰어넘을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에 대한 검증은 오직 정보를 제공하는 측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귀로 듣는 정보보다 문자나 영상 등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터넷 상에서 무차별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별 의심없이 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누군가 거짓정보나 조작된 정보를 제공하고 퍼뜨린다면 앞서 나열한 부작용 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최근 한 대학교수의 학력위조 파문을 시작으로 학력위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공인들의 학력위조 문제는 주요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공인의 신상정보와 실제 사실과의 비교를 통해 진위여부를 가려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측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올렸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포털사이트 측은 ‘정보를 게재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없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소스가 된 정보가 거짓된 것임을 몰랐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 몇 해 전 중국 외무성 홈페이지에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는 글이 실려 국내에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이렇게 왜곡되고 조작된 정보들이 공신력을 가진 집단의 사이트에 게재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쉽게 믿게 된다. 위의 예에서 보듯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 이유는 정보 제공자와 이용자들의 정보를 대하는 태도에 책임감이나 진지함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이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도 겸할 수 있다. 정보제공자는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행동이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예측한 뒤 책임감을 갖고 정보를 제공ㆍ관리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 입장에서는 쉽고 편리하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인터넷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되, 넘쳐나는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판단기준을 갖고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

컴퓨터과학과 석사과정 2학기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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