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도 대학캠퍼스 유치에 적극 협조할 것
대학교들의 제2캠퍼스 유치 열기가 뜨겁다. 서울대학교는 “5~6년 내에 국제캠퍼스를 완공할 것”이라며 경기도 파주ㆍ평택ㆍ시흥ㆍ포천시, 강원도 홍천시 등을 후보지로 검토중이다. 서강대학교는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캠프자이언트 일대에 글로벌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 역시 파주시 월롱면 부근에 교육ㆍ연구복합단지를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광운대학교(의정부 산곡동), 두원공과대학교(파주시 봉암리), 한서대학교(충남 서산), 서울산업대학교(연천군 연천읍), 상명대학교(남양주시 호평동)도 이미 지자체와 캠퍼스 설립 건을 확정짓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이들 대학교는 대부분 기존과 차별화된 특수한 목적으로 제2캠퍼스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기획실의 양은식 씨는 “아직은 방향설정 단계이지만, 단순한 캠퍼스가 아닌 서울대만의 특성이 있는 국제캠퍼스를 건설하려고 한다.”며 학교 특성화와 국제화를 잘 살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서대도 항공운항학과, 헬리콥터학과, 관광학과, 항공정비학과만을 본교에서 옮겨와 특성화된 교육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교육ㆍ연구단지를 조성해 학생 인성ㆍ리더십ㆍ외국어 집중교육 공간과 외국인 교수의 기숙시설, 정보기술산학연구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대학교들의 캠퍼스 유치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이 공포되면서 더욱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특별법은 2월 중 반환된 전국 15곳 785만여 평의 미군기지에 대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행정자치부 측은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민간기업에 대한 관련 규제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군기지가 가장 많이 반환되는 경기도 북부지역에 대한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교 측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많은 대학교와 지자체들은 제2캠퍼스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거나 추진 중이다.
파주, 의정부 등 경기지역이 제2캠퍼스 유치 장소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위치상의 이점 때문이다. 경기 북부지역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인근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있어 국제적 교류가 용이하다. 또 140만 평에 이르는 첨단산업단지와 영어마을, 출판문화단지, 아트밸리 등이 위치해 교육단지를 건설하는데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설립이 용이한 것도 이유이다. 경기도 내 각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대학 유치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만 10여 개의 자치단체들이 대학교의 제2캠퍼스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대학교 측도 비교적 땅값이 싼 미군 반환 공여지를 제2캠퍼스의 부지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화여대 홍보실 관계자는 “이화여대 본교와 접근성이 좋고 30만여 평이 모두 평지이다. 그곳에 미군공여지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 전기와 같은 기본시설이 구비돼 있어 편리하다.”며 파주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제2캠퍼스 유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화여대에 재학중인 손수현(한국음악 06) 씨는 “학교가 발전해 나가는 것 같아 좋다. 하루 빨리 완성된 학교를 보고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건국대에 재학중인 이경주(영어영문 06) 씨도 “각 학교마다 주력하는 부분은 다르겠지만 반환된 터를 캠퍼스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좋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제2캠퍼스 유치 과정이 너무 성급하고 과열 경쟁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캠퍼스 설립은 인근 부동산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각 대학교와 지자체들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파주지역의 경우 제2캠퍼스 조성 계획 발표가 난 이후 1주일 동안 아파트값이 1.6% 올랐다. 제2캠퍼스 조성 계획이 발표되기 일주일 전 파주시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인 1.2%에 비하면 같은 기간에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또한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미군기지 이전이 지연됨에 따라 이자를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피해도 속속 나타났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제외하면 제2캠퍼스 건립으로 인해 지역사회와 대학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또 이미 포화된 서울 캠퍼스의 과열을 분권시키고 소외돼왔던 경기 북부 지역의 교육을 혁신하는 등 긍정적인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와 대학교는 올바른 협력관계를 갖고 캠퍼스 건설의 이유와 파급효과들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우리 학교 측은 제2캠퍼스 설립 문제에 대해 “검토할 만한 사안이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 오히려 용인 연수원 부지 활용도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결정 내려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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