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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나지 못하는 '작위의 늪'
이소라 기자  |  smplsr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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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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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8일 필자는 1141호 보도면 취재를 위해 ‘유리드믹스 페스티발’에 참석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총감독을 맡은 문연경 교수는 “유리드믹스의 의의는 인위성을 가미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에 공연을 위해 특별히 연습하지 않았다. 어린이들의 자연스런 모습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은 공연은 피아노 건반을 잘못 치거나 무대 위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관객들은 문 교수의 말대로 그러한 모습 역시 공연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자연스러움에 충실했던 이 공연은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어렸을 때 학예회가 끝난 후 동작이 틀려 전체 대열을 망쳤다며 선생님께 호된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때문일까. 오늘날 필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포장하려 애쓴다. 비단 필자의 경우만이 아니다.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해, 혹은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우리 모두 ‘작위’를 터득해 간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유명인사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필자의 눈에 그들은 ‘작위’를 넘어선 ‘가식’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날이면 날마다 방송을 통해 ‘어떤 고백’을 하며 눈물 흘리는 연예인, 선거철만 되면 평소 애용하던 자가용 대신 버스ㆍ지하철을 이용하는 정치인 등…. 거짓 웃음, 거짓 울음이 뒤섞인 이 모습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너무도 낯익은 풍경들이다.

우리는 가끔 이와 같은 꾸며진 모습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꾸며진 생활을 경멸해 마지않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가면 또다시 작위적인 웃음을 찾아 텔레비전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는 상황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를 보면 우리 사회를 한 편의 ‘블랙코미디’라고 표현하는 것도 전혀 설득력 없는 말은 아니다.

필자는 작위와 가식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일체의 작위나 가식 없이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지금 당신의 어깨에 잔뜩 실린 힘을 빼고 세상을 바라보라. 필자는 오늘도 진정한 리얼리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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