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건 열정뿐이었기에 막연히 기자를 꿈꿀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꿈에 대한 확신이 사라졌고, 그래서 숙대신보에 지원했다. 오랫동안 꿈꿔 온 기자라는 직업이 필자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단순히 거쳐 가는 경유지인지, 아니면 하차할 목적지인지 확인하기 위해.

새 학기를 맞아 정기자가 된 지금 필자는 입사 목표를 두고 깊게 고민해 볼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쁘다. 일주일 내내 계속되는 숙대신보 업무와 강의, 과제 그리고 학회 활동까지 병행하다 보면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라는 말의 뜻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요즘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삶을 동경했으나 동경한 삶이 현실이 되고 나니 현실 속에서 허덕이고만 있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많다.

넘쳐나는 일들 가운데서 허덕이다가도 썼던 기사들을 다시 보면 마음이 풍족해진다. 특히 2학기 첫 발간 때 썼던 사람면 기사가 그렇다. 숙대신보 입사 후 처음 써본 기획 기사였고, 발간 일정이 갑자기 변경돼 마음의 준비 없이 급하게 마감 작업에 들어간 첫 번째 기사였다. 기사체가 익숙하지 않았고, 호흡이 긴 글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필자에겐 해당 기사에 투자했던 일주일이 고통의 시간이었다. 힘에 부친 나머지 당시엔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사람면 기사는 고통의 기억이 아닌 ‘보람’으로만 남아 있다. 성장의 기반이자, 다음 발간을 위해 힘쓰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임기를 모두 마치고 수료하는 날이 됐을 때도 필자는 입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여전히 기자라는 직업이 밥벌이 수단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숙대신보 기자로서 활동한 시간을 결코 후회하진 않을 것 같다. 숙대신보 기자이기에 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은 삶 속 어딘가에 남아 방향성을 제시하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심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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