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 기획
타투, 예술과 불법의 경계에 서다
서혜원 기자  |  smpshw98@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5.2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유명 연예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에 자신의 타투(Tattoo)를 게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타투 가게를 홍보하는 글도 SNS 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상 속 타투가 만연한 모습이지만, 타투이스트(Tattooist)에게 받는 타투 시술은 현재 국내에서 불법으로 규정돼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타투는 왜 주로 불법 시술로 이뤄지고 있을까?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타투이스트
타투(Tattoo)를 즐기는 사람들은 날로 늘고 있다. 이현주 대구보건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학과 교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통해 많은 사람이 타투를 친숙하게 여기고 있다”며 “타투 대중화에 따라 가볍게 메이크업이나 패션처럼 타투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Embrain trendmonitor)가 전국 만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타투(문신)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5.2%가 타투 시술을 받은 사람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타투 시술을 받은 김소현(경영 18) 학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에 다양한 타투이스트(Tattooist)가 활동하고 있어 타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타투 시술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국내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은 불법이다. 지난 1992년 대법원 판례(91도3219)로 국내에서의 타투 시술을 의료행위에 포함했다. 판결 요지에선 의료행위를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해석했다. 작업자의 실수 등으로 진피를 건드리거나 진피에 색소가 주입될 가능성, 타투용 침으로 인한 질병 전염 등의 우려로 타투를 의료행위에 포함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법 제27조 ‘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호 ‘부정의료업자의 처벌’ 제1호에 의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하고 있다.

타투이스트 단체는 법조계의 이러한 태도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함에 따라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를 향유할 수 없게 됐다는 논리다. 김도윤 타투이스트 노동조합 타투유니온(이하 타투유니온)  지회장은 “법의 보호망 밖에 존재하는 타투이스트는 직업인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이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악용해 협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섯 번의 헌법소원과 지속적인 법안 발의에도 타투이스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현재 비의료인 타투 시술 합법화를 위한 여섯 번째 헌법소원이 진행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0일(목) 정부의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허용 발표에 성명서를 통해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 행위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 겸 타투이스트인 조명신 빈센트의원 원장은 “타투계는 타투 행위가 내포하는 위험성을 고려해 직업상의 자유보다 국민의 건강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법적 근거, 소비자도 위험하다
현재 타투 시술 자격 및 시행과 관련된 규정은 의료인의 타투 시술이 합법이라는 것 외에 전무하다. 기존 타투 법제화의 핵심 주장은 의료법의 의료행위 개념이 불명확해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과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손익곤 대륙아주 변호사는 “현재는 국회의 입법부작위가 문신사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이다”라고 말했다. 송강섭 한국타투협회 회장은 “타투계는 현재 불법보다도 무법인 상태다”고 표현했다. 해외에서 비자 발급 시에는 ‘예술가’라는 직군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직업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김 지회장은 “한국 공항에서는 당장 캐리어에 있는 타투 장비들의 통과 여부를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타투 시술에 사용되는 문신용 염료가 식약청 관리하에만 반입 가능한 위생용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등 국내에서 타투 기기 등에 대한 규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타투 시술이 불법으로 이뤄질 경우 의학적 부작용 문제가 발생한다.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기록과 그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김 지회장은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이 불법으로 성행하다 보니 사후 대처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의 제도하에 타투 시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병원에서는 일회용 주삿바늘 사용이 의무화됐지만 음성적으로 타투 시술이 이뤄지는 곳에선 이를 일일이 규제하기 어렵다. 타투 시술 시 사용되는 일회용 바늘을 재사용할 경우 만성감염 등의 위험이 뒤따른다. 유종호 차앤유의원 원장은 “이 경우 켈로이드, 만성간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의료인의 경우 항생제나 소염제 등의 약 처방이 불가해 이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에게 안전, 위생 등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조 원장은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을 합법화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이 시행되면 소비자도 안심하고 타투이스트의 타투 시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명확한 가이드를 만들어서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 해결을 위해선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타투 관련 법안은 작업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관련 법안이 존재하지 않아 오히려 타투 시장에 부작용이 만연해질 수 있다”며 “법제화가 이뤄지면 작업자와 소비자의 권리 침해를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돼 (관련 법안의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현재 법이 없어 고객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타투 시술을 받기 위해선 법제화가 필수적이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30년 논쟁의 마침표가 될 첫걸음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허가를 위해 타투 법제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비의료인에 의한 문신사 면허와 업무 범위 등 문신업을 위한 ‘문신사 제정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의료인만으로는 시장의 수요를 수용하기 어렵고 현실적인 이유로 타투 시술을 하는 의사가 많지 않으니 타투이스트의 시술을 법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이다. 조 원장은 “현재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유권해석을 통해 간호사까지 시술 자격을 확대할 수 있다”며 “이후 법안을 통해 간호조무사까지 시술 자격을 확대한다면 비교적 쉽게 시술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단계적 시술 자격 확대에 찬성했다.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등 의료자격을 취득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 지회장은 ”타투이스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현 법안이 불합리한 법안이다”며 “법 개정을 통해 타투 시술 자격을 확대하고 타투이스트 관련 법안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기 위해 다른 자격을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 모순적이며, 타투이스트 자체를 직업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무죄 판결로 우리 법조계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을 불법으로 규정한 곳은 일본뿐이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일본 오사카고등법원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타투 시술이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의 목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우리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한다는 취지인 일본의 무죄판결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재 수행하고 있는 타투 합법화 사안에서는 이전과 다른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재까지 타투이스트들의 타투 시술은 불법으로 취급되고 있다. 의료계와 타투계의 대립이 30여 년 동안 이어져 왔으나 그 논쟁의 내용엔 변화가 없는 것이다. 계속되는 논쟁에도 불구하고 타투의 인기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현재의 논쟁에서 나아가 타투 시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소비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김도윤 타투이스트 노동조합 타투유니온지회 지회장이 타투 시술을 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타투유니온지회>
   
▲ 김도윤 타투이스트 노동조합 타투유니온지회 지회장이 타투 시술을 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타투유니온지회>
서혜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인사해 취업 페스티벌’, 동문이 들려주는 취업 조언
2
신부는 결혼식의 꽃이 아니다
3
한여름의 스무디볼
4
“방역 수칙 지키며 스노우 카페에서 식사해요”
5
“목적지가 아니라도 괜찮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장윤금 | 편집인 겸 주간 : 심숙영 | 편집장 : 이유민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윤금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20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