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Lifetimes, 活着, 1994)

   

 

함은선(중어중문학 전공) 교수 추천

 

 

 

 

  <인생>. 이 영화가 칼럼의 첫 번째 작품이 된 것은 필시 우연만은 아닐 게다. 중어중문학 전공생으로서 1학년 수업시간에 접한 이 작품은 당시 갓 중국이란 나라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필자에게 중국 근현대시기의 사회ㆍ문화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2년이 지난 지금, 함은선 교수님의 추천으로 <인생>을 다시 만나게 됐다.

본래 이 칼럼은 학우들이 ‘타전공과 관련된 주제의 매체를 상식적인 수준에서 소개해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돕자’는 소박하고도 야심찬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같은 의도를 고려했을 때 필자가 추천받은 첫 번째 영화는 제 몫을 충분히 해낼 것 같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대 중국, 부유한 지주의 아들인 부귀(富貴)가 도박에 빠져 전재산을 잃는 것으로 시작된다. 집이 몰락하자 아내는 떠나고 부귀는 지난날의 방탕함과 특권의식을 반성하며 그림자극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이후 부귀는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전쟁,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을 겪는다. 그는 전쟁이, 국민당이,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전쟁의 회오리에 휩쓸려 고단한 세월을 살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아들은 사고로 죽고, 병을 얻어 벙어리가 된 딸조차 아이를 출산하던 중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때 부귀는 격동의 시절을 살아간 중국의 인민들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그의 일대기를 통해 당시 격변했던 사회상과 문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던가……. 좋다가도 나쁘고, 그러다가도 이따금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사는 부귀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네 삶의 모습까지도 안고 있는 인간의 삶 자체일 것도 같다. 이처럼 영화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원제의 뜻인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물 한모금*

“아니, 너는 어른이 되면 비행기나 기차를 타게 될꺼야. 그 때는 세상 살기가 지금보다 좋아질 테니까…….”  손자가 자신이 어른이 되면 소를 탈 것이냐는 물음에 부귀의 이 대답을 남긴 채 영화는 끝난다. 이 마지막 대화는 역정과 고난의 삶을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당시 모든 중국 가족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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