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로상


바람이 불어올 때

서지예(가락고등학교)


약동하는 생명은

알고 있다.

바람이

그의 광장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을 남기는지


그리움이 두려운

어린것들은

수많은 인파 속에

몸을 문댄다.

이제 그들은

울음의 촉각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시들어가는 어떤 것들은

기억한다.

지친 풀잎을 뉘이는

바람 끝의 어머니 같은

그 손길


그들은 이제

무디어진 몸을

바람에게 맡길 줄을 안다.


오늘은

바람이 데려온 고향소리에

그리운 울음을 태우고

내일은

그 울음의 끝에

바람이 속삭이는

고단한 추억을 재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어린것들에게

바람이 주는 그리움의 행복에 관하여

오랫동안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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