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읽어본 적 없음’ ‘어디서 신문 배부하는지도 모름’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름’ 필자가 마주한 숙대신보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필자는 지난 숙대신보 창간호에 실린 <숙대신보가 학생이라면, 어떤 성적을 받을까?> 기사를 맡았다. 해당 기사의 설문지 답변을 수합하며 숙대신보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학우들의 의견을 하나씩 읽을 때마다 ‘대학사회에 한 획을 긋는 기사를 쓰겠다’는 포부로 들어왔던 수습기자 때의 모습과는 무색하게 허무함과 무기력함이 밀려왔다. 

일이 고된 것보다 필자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이러한 학우들의 무관심이다. 학우들의 차가운 반응을 보며 무언가 잘못됐음을 인지했다. 숙대신보는 학내 대표 언론 기관으로서 학내외의 주요한 일들을 공적인 언어로 기사에 싣는다. 하나의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기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매일 매일을 분초를 다투며 바쁘게 살아간다. 하나의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다수의 취재요청서와 질문지를 만들고 인터뷰하며 노력함에도 학우들이 숙대신보의 존재조차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쉽사리 인정하기 어려웠다.

소위 ‘고인물’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9월부터 홍보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학내의 주요한 사건들을 취재하고 명신관 게시판에 신문 1면을 크게 인쇄해 붙여놓기도 했고, 취재가 완료하는 대로 홈페이지에 기사를 올리는 ‘디지털 퍼스트’를 통해 학우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여전하다. 기자단 내에서도 이러한 논의들이 진행 중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필자가 퇴임하는 끝자락엔 숙대신보가 학우들이 먼저 찾고 보며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기를 바란다. 학내의 주요한 일이 일어날 때 학우들이 가장 먼저 우리의 기사를 기다리기를 바란다. 학우들의 무관심에 주저앉기보단 서툴고 돌아가는 길이더라도 변화의 길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를 인용하며 글을 끝마치려 한다. '썩지 않기 위해/ 물은 흘러야 하고/ 사람은 바뀌어야 한다/ 썩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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