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숙대신보에 입사하고 나서 자기소개를 할 일이 많아졌다. 메일을 보낼 때마다 마지막 줄에 써넣는 ‘숙대신보 정기자 이유민 드림’이라는 서명과, 인터뷰이에게 숙대신보 명함을 내미는 순간이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취재 활동을 할 때만큼은 대학생이 아닌 기자의 마음으로 임했다. 인터뷰이의 ‘기자님’이라는 짧은 부름은 필자의 원동력이자 자부심이 됐다.

숙대신보에 발을 담근 지도 벌써 일 년이 다 돼 간다. 처음 숙대신보의 활동 기간이 5학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퇴임이 까마득히 멀어 보이기만 했다. 그런데 빽빽한 발간 일정에 맞춰 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벌써 올해의 마지막 발간만 남겨두고 있었다. 숙대신보를 떠나게 될 날도 이처럼 갑작스레 다가올 것이라 생각하니 문득 성급한 아쉬움이 스쳤다.
 
필자는 후회해 본 경험이 적다. 실수를 저질러도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마음을 추스르는 편이다. 그럼에도 숙대신보 기자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순간들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학보사 활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인생에 다시없을 이 시간을 익숙하게 흘려보내기보단 1분 1초를 새로운 추억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기자라는 부름을 낯설게 들어야만 비로소 필자에게 주어진 기회의 소중함을 실감할 수 있으리라.
 
아직도 운명처럼 필자의 눈앞에 나타났던 숙대신보 97기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가 선연하게 떠오른다. 대학사회에 한 획을 그으라는 포스터 속 문구는 필자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했다. 과연 필자가 대학생 기자로서 대학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달렸기에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 숙대신보는 필자에게 한 획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존재다. 필자 역시 숙대신보에 단순히 임기를 채우다 퇴임한 기자 이상의 특별한 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낯섦’의 가치를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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