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總學生會)란 사전적 의미로 한 학교 안의 학생 단체들을 통틀어서 지휘하는 학생들의 자치 자체다. 그러나 본지 기획 면 ‘대학생정책열린토론, 청년의 오늘을 말하다’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삶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대학생들이 학생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간 낭비 혹은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지기 일쑤다. 이를 증명하듯 현 대학사회에선 총학생회 후보가 없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대체되거나 보궐선거마저 무산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생운동의 중심인 총학생회가 더 이상의 진화를 멈추고 쇠퇴하는 것일까.

지난 6일(수)부터 오는 17일(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분관 SeMA창고에서 진행되는 <간식행사를 넘어서: 2010년대 대학 총학생회 아카이브> 전시는 ‘학생회의 위기’라는 말이 등장한 지 근 2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2010년대 대한민국 대학 총학생회는 무엇을 하고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이를 둘러싼 동시대 사건들을 조명한다. 시험기간 간식행사, 연예인을 초청한 축제 준비 등 학외 정치세력과 연관되지 않은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한 복지기구를 표방하는 총학생회를 보며 전시 기획자는 ‘2010년대 총학생회의 순수한 사업인 간식행사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본교 제51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쟁취를 위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발행일 15일(금) 기준 37일째 뜨거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노숙농성으로 인한 중간고사 간식 배부 무기한 연기를 공지하자 ‘농성은 농성이고 총학이 할 일인 간식 배부는 해라’라는 커뮤니티 댓글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간식행사를 넘어서려는 총학생회와 학내 정치에 관심이 없는 학우 대중의 깊은 간극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재 본교 제52대 총학생회 입후보자의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비록 공약을 통해 경쟁하는 선거가 아닌 일정 투표수만 넘기면 당선이 확정되는 단일 후보지만 공고기한 내 선본이 등록됐다는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부디 숙명의 제52대 총학이 간식행사를 넘어서 2020년대 학생사회의 미래 변화를 도모하길 소망한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치가 총학생회와 상호작용하며 공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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