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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정책 열린토론’, 청년의 오늘을 말하다
김연수 기자  |  smpkys98@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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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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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일까? “생활 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자연스럽게 성적이 떨어져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지난 3일(월) 서울 종로구에서 개최된 ‘대학생 정책 열린 토론(이하 토론회)’에 참가한 단국대 총학생회장 박원엽 씨가 건넨 말이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은 입시, 취업 경쟁, 고착화된 경제적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을 위해 정부가 청년기본법을 제정했으나 현실에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청년과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맞댔다.


‘90년대생’, 우리가 말할게요
이날 토론회 운영과 총괄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 청년정책과가 맡았다. 지난 7월, 평등한 미래사회 실현을 위한 ‘청년참여 플랫폼’ 추진을 일환으로 출범한 청년정책추진단은 청년정책 전반에 관한 검토와 개선과정에 청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운영한다.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은 지난 4월 학생회 네트워크로 정식 출범한 전국 대학생의 학생회 네트워크다. 전대넷은 청년대학생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지난 7월, 전국 35개 대학의 2,41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대학생의 요구는 크게 ▶대학 민주주의 ▶인권 ▶등록금 ▶교통비·주거 지원정책 ▶예술 ▶취업으로 나뉘었고 각각의 요구가 토론 의제로 선정됐다. 전대넷 홍보국장 본교 박민회(미디어 12) 학우는 “다양한 대학생들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모아 정책요구안을 전달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했다”며 “실무자들이 청년들의 현실이 얼마나 절박한지 체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토론회엔 전대넷 소속뿐만 아니라 공동주관한 예술대학생네트워크, 일반 대학생 참가자 등 41명의 대학생과 15명의 분야별 정부부처 관계자가 함께했다. 이들은 각 의제 별로 테이블을 나눠 대학생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주도하에 약 70분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년, 정책전문가를 마주하다
현재 대학 사회에선 총장직선제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특히 본교에선 전체 학생총회, 총학생회장 무기한 노숙농성, 기자회견 등을 통해 총장직선제를 촉구하는 구성원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토론회 진행일 기준 25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던 본교 제51대 총학생회장 황지수(법 16) 학우는 전대넷 공동의장으로서 토론회에 참가했다. 황 학우는 “본교 현행 총장 선출 제도와 학우들의 대응 현황을 공유했다”며 “타대학 역시 학생 참여 총장선출제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규진(동덕여대) 씨는 “본교 역시 학교와 학생회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협의체 신설 논의가 있었다”며 “얼마 전 학교 사학 비리 투쟁을 다룬 기사를 보고 학생 민주주의에 관심이 생겨 대학민주주의 토론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학 민주주의] 토론에 참여한 7명의 대학생과 정부 측은 대학민주주의가 학생 주도만으로는 힘들다는 점에 공감했다. 정부 측 관계자로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조홍선 사무관, 사립대학 정책과 박현득 사무관이 참석했다. 대학 민주주의를 위해 대학 내 다양한 구성원 간 조율과 토론이 진행돼야 하지만 학생과 교수의 불평등한 관계로 학생이 토론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없다는 점이 논의됐다. 대학생 측은 법인과 학교 간의 상호 견제가 필요함을 지적했으며 정부 측은 대학 역량진단평가의 법인 평가 지표로 민주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겠다는 개선 의지를 밝혔다.

쟁점은 교육부의 총장직선제 관여 여부였다. 대학생 측은 “총장 선임 권한을 제한하는 등 교육부의 직접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측은 “학칙에서 정할 사항을 지침으로 작성해 권고하더라도 법률로써 강제되지 않는 한 그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재단의 비리가 존재한 경우 직접 시정명령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통비 정책] 정부의 교통비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에게 교통비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광역교통요금과 유찬호 사무관은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대학생의 경우 한 달 예산의 상당 부분을 교통비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학생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그러나 교통비 지원 기준과 예산에 관련된 지점에선 합의가 어려웠다. 대학생 측은 고정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청소년과 동일한 대중교통 요금을 요구했으나 정부 측은 지원 기준이 대학 재학 여부가 된다면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또한, 대중교통은 만성적자사업이므로 대학생 요금 지원을 위해선 1조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주거 지원정책] 대학생 사이엔 비싼 월세에 지하, 옥탑방, 고시원과 같이 열약한 주거환경에서의 생활을 일컫는 ‘지옥고’라는 말이 존재한다. 대학생 측은 현행 공공 기숙사 설립 정책이 인근 주민의 반발로 인해 주로 교통이 불편한 곳에 설립되는 것의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교육부 교육시설과 정영린 과장은 “공공 기숙사 추진 입안과 건물 허가는 구청장 권한이므로 담당 부처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며 “토론 이후 임대주택에 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등록금] 등록금·국가장학금·생활비 대출과 관련해 정부는 대학생의 문제 상황에 공감하나 예산 측면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준(고려대) 씨는 “현행 생활비 대출 제도의 경우 1년에 300만 원 한도로 정해져있다”며 “한 달에 25만 원의 생활비는 현저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김태경 과장은 “근로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지난해보다 지원 예산을 증액했다”면서도 “전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등록금 인하는 중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취업] 취업과 관련한 토론에선 ‘일자리 질 개선’과 ‘취업지원정책’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일자리 질 개선 항목은 2,314명의 대학생 중 1,600여 명이 중요하다고 꼽을 만큼 뜨거운 주제였다. 교육부 교육일자리총괄과 김영곤 과장,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 양정열 과장은 현실과 정책 간의 간극이 존재함을 인정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박요한 씨는 “정부는 졸업생을 위한 취업 정책을 펴는데 대학생들은 취업 전 졸업을 유예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다”며 “공기업 인턴을 경험한 주변 친구들은 일터에서 업무가 주어지지 않아 휴대폰만 보다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청년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인권] 인권과 관련해선 ‘학내 인권센터’ ‘예방 교육’ ‘징계’ ‘피해자’의 네 가지 쟁점을 다뤘다. 토론에서 정부 측과 대학생 측 모두 학내 인권 전담기구 설치의 필요성과 운영의 열악함에 공감했다. 김지연 교육부 양성평등 담당자는 현재 관련 사안의 징계 수위가 약하다는 대학생 측 문제 제기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권리 보호와 관련한 법률 개정을 통해 징계위원회 구성원의 다양화 및 전문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술] 예술 분야 토론에선 청년 예술 지원에 관한 구조적인 문제점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예술 지원 사업 경영진이 되기 위해선 20년 이상의 경력이 요구된다. 대학생 측은 특별위원회의 형성을 건의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효관 사무처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예술대학생네트워크 신혜슬 공동대표는 “비록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으나 소통을 통해 지원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발 뗀 정부와의 동행
이번 토론회는 대학생과 정부 상호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측면에서 호평을 끌어냈다. 토론을 마친 이승준(고려대) 씨는 “기존의 교육부에 한정된 답변이 아닌 다양한 정부 부처와 얘기할 수 있는 자리였기에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박 학우 역시 “정책 집행자가 청년이 아니기에 몰랐던 문제를 인지하고 정책 추진 의지나 추진력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과장은 “기성세대로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청년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 정책적으로 고민하고 개선방향을 알게 돼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아쉬움도 존재했다. 전대넷 측은 “시간적 제약에 의해 개별 정책에 대한 논의까지 다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측의 ‘대학생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라’ ‘청년 기금을 만들라’는 반복적인 제안을 하는 등 토론회 취지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것에 관한 불만도 존재했다. 정부 측의 상당한 발언 시간에 비해 대학생 측의 발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 역시 한계로 남았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박요한 씨는 “정부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서로 관련 부처로 떠넘기려는 느낌을 받아 아쉽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정부 측은 지속적인 만남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과장은 “앞으로 각 학생 단체, 대학교 협의회와 부처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며 “네트워크를 통해 친근감이 쌓여 청년정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개진된 의견은 현재 각 부처에서 검토 중이다. 이 과장은 “부처의 검토안을 수용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 12월 중순 경 청년 의사 확인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며 “제안된 개선방안 정책을 통해 청년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이 명명했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AI가 직업을 앗아가는 초연결시대에서 정부와 시민사회는 동반자로서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그 시작점을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청년이 나서는 것은 큰 의의를 지닌다. 기성세대만의 정부가 아닌 청년이 정책 의제, 결정에 구성원으로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부 환경이 구축되는 참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만이 생존할 수 있기에 소통의 장인 네트워크가 구축돼 새로운 사회의 발전을 꿈꾼다. 당신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는 정부, 기대되지 않는가?


청년기본법, 얼마나 알고 있나요?
청년기본법은 청년정책을 포괄하는 컨트롤타워(Control Tower) 신설과 청년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16년 5월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처음으로 발의한 법안으로, 현재 이인용 국무조정실 청년정책 추진단 정책 총괄팀이 담당하고 있다. 청년기본법이 시행 되면 청년이 정책을 형성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가 구축된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정책 조정위원회를 학자와 교수만이 아닌 청년으로 구성함으로써 청년과 정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식적인 법 창구를 형성한다. ‘청년소통플랫사업’은 청년이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부처에서 논의해 법상임위원회에서 청년이 직접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나아가 결정된 정책에 대한 개선방안 역시 청년이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청년기본법은 오는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청년들이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나 ‘2030.go.kr’ 등 청년 정책 제안에 참여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오는 2020년 초 자문단, 조정위원회, 온라인청년센터에 참여할 청년들을 공개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선발된 청년들은 정부에서 정책 교육을 받은 후 직접 전문 부처와 소통을 통해 개선 과제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지난 3일(월),서울 종로구에서 개최된 대학생 정책 열린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대학 민주주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등록금 토론 테이블에서 대학생 퍼실리데이터(Facilitator)가 토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 교통비·주거 토론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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