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필자는 4박 6일 동안 시드니를 여행했다. 여행 첫날엔 시드니의 상징적인 장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영국이 호주를 발견했을 때 정박한 본다이 비치에 갔다. 날씨는 우리나라의 가을 정도였지만 자외선이 강해서 볕이 따가웠다. 해변을 걸으면서 본 하늘은 정말 파랬다. 옷을 벗고 모래에 누워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한동안 잃어버렸던 여유를 만끽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낮은 주택들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구름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초록색 잔디를 보았다. 관광명소보다도 그런 평범한 풍경들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숙소는 헌터밸리라는 포도주 재배 지역이었다. 숙소에서 동생들과 세그웨이(Segway)를 타다가 캥거루와 소를 발견하기도 했다. 호주 전역에 많은 야생 소와 캥거루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튿날은 오크베일 팜에 갔다. 그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캥거루에게 밥을 줄 수 있었다. 코알라도 여러 마리 있었다. 코알라가 먹는 유칼립투스 잎엔 알코올 성분이 있어서 식후에는 잠이 든다고 한다. 숙명적으로 먹고 취할 수밖에 없는 코알라가 부러우면서도 측은해졌다. 다음 날엔 대형 크루즈를 타고 시드니의 관광명소인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 주변을 유람했다. 파란 물결과 브리지 사이로 보이는 오페라 하우스의 경치는 정말 아름다웠다. 배에서 내려 맥쿼리스 포인트에서 시드니 항구의 경치를 감상했다. 해는 지고 있었고 건조한 겨울의 공기는 습한 바다의 내음과 섞여 적당히 포근했다. 사람들은 잔디에 누워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늘과 바다는 분홍빛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밤이 되자 노란 조명에 반사되어 은은히 빛났다. 그날의 하늘과 바다는 필자가 호주에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하늘과 바다를 닮고 싶어졌다.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에서 우리는 좁은 틈 사이로 바쁘게 살아간다. 서로의 어깨를 치고 앞지르며 목적지로 향하는 도심의 사람들도, 시드니의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파란 마음을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든, 바다의 마음으로 하늘을 보며 살아가길 소망하며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어중문 19 허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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