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에 폐간된 교지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숙명인이 있다. 지난 9월 11일(수)에 ‘파란’ 1호 ‘우리가 지워질 때’를 발간한 본교 미디어학부 소속 학우 6명이다. 본지는 파란의 편집장 신지혜(미디어 18) 학우와 평등 문화 책임자 설유정(미디어 18)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파란’을 만들게 된 계기는.
본교 교지의 족적을 이어 공론장을 만들고자 했다. 교지 명인 ‘파란’은 ‘작은 물결이 큰 파도가 되어’를 뜻한다. 대학 사회를 넘어 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워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론장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파란 1호 ‘우리가 지워질 때’의 구성은.
파란 1호의 주제는 소수자의 권리다. 교지는 대학 사회의 논쟁거리와 지워지는 이들의 존재에 주목해 사라져가는 순간들의 이야기를 특집, 사회, 페미니즘, 대학, 문화 총 5가지 분야로 구성했다. 특집 주제인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는 인터뷰를 통해 본교 내 배리어 프리에 대해 다뤘다. 사회 부문은 아르바이트, 소비와 행복의 관계성에 대한 고찰을 했으며 일주일간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 체험 수기를 작성했다. 페미니즘 분야에선 탈코르셋에 대한 학우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대학 분야에선 최근 시행된 '고등교육법 개정안'과 본교의 교내 학습권과 고등교육법 개정안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다. 문화면에선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담긴 <캐롤(Carol)>의 감상평과 <알라딘(Aladdin)> <모아나(Moana)> <토이스토리(Toy Story)> 등에서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변화한 여성 등장인물에 주목했다.

파란 운영의 어려운 점은.
예산 및 인력 부족, 부원 간의 일정 조율이 어려웠다. 특히 예산 문제로 힘들었다. 파란 1호의 원가가 5000원이었는데 첫 도전인 만큼 수요가 적을 것이라 예상해 3000원에 판매했다. 편집비와 운영비는 청년 단체인 ‘꿈톡’의 지원과 단원들의 회비로 편집비를 충당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2호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통해 편집비를 조달할 계획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글을 쓰는 과정이었다. 파란의 취지에 따라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향후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인원을 충원한 뒤 내년 3월에 파란 2호를 발간할 계획이다. 파란 2호에선 노동을 주로 다룰 예정이다. 파란의 최종 목표는 교내 자치언론이자 정식 교지로 자리 잡아 더욱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되는 것이다. 부조리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파란의 파급력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 언론뿐만 아니라 글이 중심이 된 매체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현재 영상 매체의 영향력이 종이매체의 그것에 비해 높지만 글엔 영상과는 다른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식 변화로 사회 반향을 일으키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글이기 때문이다. 교지가 사라져가는 지금, 교지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파란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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