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신보의 냉철하고 담대한 행보를 응원하며

숙대신보의 창간 64주년을 축하합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학내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고, 의미 있는 기사로 지면을 채우고자 동분서주하고 있을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지고, 대학언론의 존립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숙대신보에 박수를 보냅니다.

숙대신보는 1955년 창간 이래로 꾸준히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내는 데 일조해왔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숙대신보가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지금에 이르게 된 비결을 꼽으라면 단연 ‘시대를 읽는 냉철함’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을 꼽겠습니다. 숙대신보의 기사에서는 기자의 치열한 노고가 느껴집니다. 취재를 통해 녹여낸 풍부한 정보와 이를 해석하는 기자의 통찰이 인상적입니다. 지면 레이아웃과 제호 디자인 등에 변화를 기하는 모습도 긍정적입니다.

영화 <벌새>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은 서사의 주체이자 화자로서 ‘여성’이 부재했던 한국 영화계를 꼬집으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비단 영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로 ‘여성’ 부서를 꾸려 운영하는 숙대신보에게 많은 독자가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여성의 관점에서 보고, 듣고, 느낀 사회를 예리한 언어로 비판해주리라 믿습니다.

각자도생 논리가 대학가를 휘감고, ‘학생사회의 부활’은 아득한 구호가 됐습니다. 많은 대학언론이 인력난과 자금난을 호소하고, 발행 그 자체에 의의를 두는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렇듯 엄혹한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고 있는 숙대신보는 믿음직한 동지입니다. 숙대신보의 행보가 그치지 않길 바랍니다.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 박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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