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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사람들'에 고한다
숙대신보  |  smnews@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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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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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인터넷은 시끌벅적하다. 사람이 한 명 죽어 나가도 ‘손가락 잘못 놀린 죄’에 대한 반성은 그때뿐이다. 사람들은 곧바로 눈을 돌려 다음 먹잇감을 찾는다. 자신만의 엄격한 기준으로 화면 너머 누군가를 재단한다. 그리고는 어떤 영웅심에 도취되기라도 한 건지, 형사라도 된 양 타인의 삶을 파헤치고 뒤엎는다.
 

여성은 그래서 죽었다. 악플로 인해, 성희롱으로 인해, 여성혐오로 인해, 조회수만을 노린 자극적인 기사로 인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묵과한 방관자들로 인해. ‘관심종자’ ‘이상한 애’라는 낙인에 시달리던 여성은 목숨을 잃은 순간 천사가 됐다, 성녀가 됐다, 무구한 어린아이가 되길 반복했다. 여성을 비난하던 목소리의 주인공일지 모를 사람들은 인터넷 속에서 여성을 ‘애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을 죽음으로 몰아간 인터넷 세상은 곧바로 추모의 장으로 변했다.
 

여성의 죽음은 또 다른 잣대가 됐다. 여성을 추모하는 SNS 속 글을 사람들은 검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 글자 한 글자를 도마 위에 올렸다. 글을 올리지 않은 여성의 동료 또한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동료가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사람들은 ‘걔는 조문 안 가냐’고 조롱했다. 그러나 ‘걔’는, 3일 내내 비통함을 삼키고 동료의 빈소를 지켰다. 생전 가장 가까웠던 동료와 지인의 비통함을 어떻게 이루 말할 수 있을까? 제대로 아는 것도 없는 사람들은 이제 슬퍼하는 방식마저도 강요한다. 마치 세상에는 애도와 슬픔을 표현하는 수많은 방식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는 ‘자유롭게 슬퍼할 자유’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여성의 죽음을 소비한다. ‘이제 더는 타인의 행동과 말과 삶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아야겠다’ ‘그 무엇도 쉽게 입 밖으로 내지 말아야겠다’ 따위의 성찰이나 자기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타인을 너무도 쉽게 평가한다. 그 사람의 지나온 삶도, 계획도 알지 못하면서 쉽게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곤 한다. 가벼운 말이다. 그렇대도 누군가가 쉽게 뱉은 말로 사람들은 깊은 상처를 받고, 밤새도록 지난 삶을 후회하고, 죽음을 곱씹는다. 그런 당신들에게 고한다. 당신에게는 타인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 단언컨대 입을 다물 줄 아는 것도, 입을 다물어야 할 때를 아는 것도 큰 능력이다. 자기검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남을 평가한답시고 입술과 손가락을 함부로 놀리는 것이 우스울 따름이다.
 

“제가 악의가 없다는 걸 잘 알 텐데 저한테만 유독 색안경 끼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기자님들 좋은 기사 많이 써 주세요,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시청자님들 저 좀 예뻐해 주세요” 생전 여성이 남긴 말이다. 우리는 가해자이자 방관자다. 부디 이제는 타인의 삶과 사생활을 향한 시선을 거두고 온전히 자신의 삶에 집중하길. 여성을 추모하는 동료의 말처럼 이제는 ‘모두에게 관대한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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