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존재의 이유는 아니다.’ 필자가 좌우명으로 삼은 문장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지를 마주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항구에 머물러 있기보단 좌우명처럼 모험을 떠나는 쪽을 골랐다. 입학하자마자 모두가 힘들다고 말하는 학보사에 입사한 이유도 아직 가보지 못한 새로운 바다가 궁금해서였다.

숙대신보라는 바다의 파도는 생각보다 높고 거셌다. 때로는 암초에 부딪혀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필자는 여전히 파도 위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항로를 이탈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숙대신보에서만 겪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 덕분이다. 숙대신보 면접을 보고 돌아온 날 밤, 수습기자로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의 기쁨을 기억한다. 그때의 기쁨은 첫 발간의 뿌듯함으로, 동료들과의 우정으로, 선배들의 격려로, 인터뷰이의 응원으로 번져가며 마음속에 많은 추억을 새겼다. 매 순간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고된 발간 작업을 버티게 해 주는 힘이 됐다.

어느 금요일 새벽, 밤새 기사를 쓰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에 온통 깜깜한 학생회관 3층 복도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진 숙대신보 편집실을 보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에 바쁜 일정과 많은 업무량을 지금까지 버텨낼 수 있었고, 앞으로도 같은 배를 탄 동기들, 선배들과 퇴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 그때쯤이면 어느새 필자도 파도에 휘청거리는 어설픈 선원이 아닌, 선배들처럼 키를 잡고 항로를 결정하는 어엿한 선장이 돼 있을 거라 믿는다.

필자는 어릴 때부터 늘 몸이 약했지만 열정은 누구보다 컸다. 그러나 끈기가 부족해 열정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었다. 이번 모험에서만큼은 체력과 끈기가 잘 견뎌 주길 바란다. 항해를 마치고 돌아봤을 때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일 것을 안다. 먼 훗날 ‘내 청춘을 숙대신보와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이 시기를 눈부시게 추억할 수 있길 기대하며, 오늘도 힘차게 돛을 올린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