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육기관이 설명하는 교육이념이나 목표에 단골로 발견되는 문구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Leader)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국가에서 가정에 이르기까지 조직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또는 공적, 사적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조직의 운영에는 분명히 리더가 필요하고 리더의 역량에 따라 조직의 방향성이 결정되기도 하며 사업의 성패나 흥망이 좌우되기도 한다. 수많은 역사 속 인물이나 현대의 기업인과 정치인을 떠올려보면 각 조직이 요구하는 리더의 역량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조직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리더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 발전적인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따라서 사회초년생을 길러내는 대학에서 리더 양성이 주요 교육목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대학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리더십(Leadership) 교과과정, 학생활동, 공모전 등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리더십 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쉽게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리더십 교육에 못지않게 중요한 팔로워십(Followership)에 대한 교육이 그것이다. 리더가 존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은 조직의 구성원, 즉 팔로워(Follower)가 있기 때문이다. 팔로워 없이 리더가 존재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팔로워십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는다. 단순히 팔로워는 리더의 결정과 지시를 묵묵히 따르는 수동적이고 복종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며, 흔히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를 위계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역량을 가진 리더라 할지라도 팔로워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훌륭한 리더는 스스로 되는 것이 아니라 팔로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팔로워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필요할 시에는 리더에게 필요한 직언이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주체여야 리더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리더와 팔로워는 각자 맡은 역할만 다를 뿐 대등한 파트너(Partner)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더와 팔로워 간의 파트너십(Partnership)은 다양한 협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수업의 조별과제에서부터 동아리 활동에 이르기까지 대학에서 행해지는 프로그램 전반이 궁극적으로는 파트너십을 훈련하는 과정이다. 때로는 팀원들이 역할과 파트를 각자 나눠서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서로 돕고 이끌며 협업해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협업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주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서로 대등한 관계 속에서 소통하고 조율하며 각자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협업이 리더와 팔로워의 역량과 관계에 대해 배울수 있는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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