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쇼핑몰에서 판매된 건강식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다. 몇몇 구독자는 안티(Anti) 계정을 운영하며 해당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  운영자에 분노를 표했다. 해당 SNS 운영자는 그동안 자신의 SNS를 통해 구독자와 소통해오던 인플루언서(Influencer)다. 인플루언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반인을 뜻한다. 많은 인플루언서는 구독자를 이용해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거나 SNS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SNS 마켓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인플루언서, 친근함으로 승부하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기업에서 인플루언서를 홍보에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연예인을 내세우던 기존의 홍보방식과는 달리 최근엔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홍보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 대중매체가 활성화됨으로써 인플루언서가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 최철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연예인을 포함해 이젠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등장으로 기업은 더 저렴한 비용을 지불해 이들의 영향력을 이용하길 원한다”며 “인플루언서 또한 마케팅을 통해 자신을 더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업과 인플루언서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는 SNS에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게시하며 기업의 제품을 홍보한다. 소비자는 SNS를 통해 다양한 제품의 후기를 접하며 선택권을 넓혀가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기업의 제품, 브랜드에 대한 의견과 평가를 구독자에게 친근하게 전달하며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됐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일상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의 SNS를 보며 구독자는 인플루언서를 더욱 친근하게 느낀다”며 “구독자에게 인플루언서는 매우 진정성이 있고 신뢰성이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들을 신뢰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는 오현경(여·24) 씨는 4년 전부터 인스타그램(Instagram) 계정을 운영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오 씨는 SNS 메시지로 기업들의 화장품 협찬을 받으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인플루언서에게는 미용, 패션, 식품, 행사 참여 등의 다양한 광고 제의가 들어온다. 오 씨는 “광고 게시의 형태와 개수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다르지만 보통 1개당 3~8만 원의 수입을 얻는다”며 “인플루언서의 홍보는 연예인보다 가까이에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고 말했다.

 

소통의 창구에서 소비의 창구로
인플루언서는 SNS에서 기업의 홍보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들은 SNS에 옷, 귀걸이 등과 같은 자신들 마켓의 제품 사진을 게시하고 구독자의 소비를 유도한다. 이들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대부분은 그들의 계정을 구독하는 구독자다. SNS 마켓에서 액세서리와 휴대폰 케이스를 구매해본 연유희(수학 17) 학우는 “구매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해시태그(Hashtag)와 같은 공유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의 후기를 쉽게 볼 수 있어 SNS 마켓을 자주 이용한다”며 “인플루언서는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그들을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구매 이유를 밝혔다. 블로그 마켓을 통해 의류와 화장품을 주로 구매하는 윤새나(식품영양 17) 학우는 “타 쇼핑몰에서 판매하지 않거나 더욱 저렴하게 올라온 상품을 찾게 된다”며 “나와 어울리는 옷들을 발견하기 쉽고 이런 성공적인 구매가 SNS 마켓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구독자의 태도는 소비로 이어져 SNS 마켓의 이윤 창출과 유지를 돕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SNS 마켓 운영자들은 자신의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SNS를 통해 제품을 미리 홍보하며 출시 후엔 소비자의 구매 후기를 올려 구독자와 소통한다. 연 학우는 “구독하고 있는 운영자가 신상품의 출시 예고 글을 올렸을 때 그 상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구매 욕구가 생겨 상품을 구매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윤 학우는 “운영자의 소통이 구독자에게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도록 하는 것 같다”며 “그 충성심을 통해 신뢰를 얻고 그 수가 많을수록 그들의 영향력은 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NS 마켓의 운영자는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본지 기자가 인스타그램에 마켓을 검색해보았을 때 게시글 수는 지난 10일(금)을 기준으로 총 177만 개에 달했다. 인스타그램에서 ‘1811’이라는 의류 마켓을 운영하는 조윤희(여·23)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아 진로를 의류사업으로 정하게 됐다”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SNS 마켓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SNS를 통해 지인들과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소통하고 홍보한 결과로 인해 많은 분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SNS 마켓의 빈틈
SNS 마켓은 현금결제만 가능하고 교환 및 환불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1811’ 역시 현금결제만 가능하고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이 어렵다. 현금결제만 가능한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겪는다. 조 씨는 “운영자들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일정한 수입이 충족되기 전까진 비용이 많이 드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설치하기 어렵다”며 “대부분은 수입이 늘면서 안정적으로 마켓이 유지될 때 카드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대부분의 SNS 마켓에서 교환 및 환불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목걸이 같은 경우 고객의 선호에 따라 맞춤 제작되고, 의류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제작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SNS 마켓의 문제점으로 인한 피해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접수된 SNS 피해상담은 2016년에는 8,100여 건, 2017년엔 9,400여 건, 2018년에는 10,100여 건으로, 실제로 SNS 마켓 피해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관 한국소비자원 섬유식품팀 팀장은 “SNS를 통해 판매 중인 상품에 대한 환불 거부, 환급지연, 배송지연 등과 같은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직구, 모바일 마켓과 같은 특수형태의 전자상거래가 늘어나다 보니 특수전자상거래 피해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고 현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문은 본인의 어머니가 카카오스토리(Kakaostory)의 한 마켓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동문은 “지난 3월 14일(목)에 주문한 상품이 3주 동안 오지 않아 결국 환불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환불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 해당 마켓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후 해당 마켓으로부터 4월 말까지 환불 처리에 응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또다시 환불이 되지 않아 끈질긴 요구 끝에 결국 환불을 받아낼 수 있었다. 같은 마켓에서 피해를 입은 분은 동문의 어머니뿐만이 아니었다. 익명의 동문은 “해당 쇼핑몰에 약 8,000여 명 정도의 피해자가 있는 거로 안다”며 “현재 피해자들끼리 카페를 만들고 법적 대응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SNS 마켓을 이용한 소비자는 별도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7일 이내에 단순 변심에 의한 환불이 가능하다. 또한 「전자상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업자는 사전에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하다는 공지 외에도 고객의 결제 직전에 별도로 그 사실을 한 번 더 알리고 서면 혹은 전자서면으로 소비자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SNS 마켓의 대부분은 ‘1:1 주문 및 주문 제작으로 인해 단순 변심으로 환불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등의 사전 공지로만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추 교수는 “SNS 마켓은 현재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어 규정이 미약하다”며 “앞으로 SNS 비중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와 구독자는 SNS를 매개로 끈처럼 이어진 신뢰 관계에 있다. 그들은 지금도 서로 댓글과 쪽지로 소통하며 친분과 신뢰감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도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인플루언서는 신중한 판매 태도를 보이고 구독자는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법적 공백 해소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많은 구독자는 인플루언서가 상업적인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감정에 치우친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유명세에 이끌려 제품의 품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로 구입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와 사업자의 노력, 제도적 측면의 보완까지 이뤄진다면 우리는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소비 사회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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