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내가 파리에서 미시간 이야기를 썼듯 어쩌면 나는 파리를 벗어난 후에야 비로소 진짜 파리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숲 전체를 보려면 숲 속을 벗어나야 하는 것처럼, 글쓰기에도 일종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같은 학보사 기자가 아닌 한 독자의 입장에서 숙대신보를 읽으며 기존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우선 교내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기자들의 노력은 숙대신보 제1361호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특히 1면 하단의 철거를 앞둔 국제관에 대한 기사와 장애학생 도우미 추가 모집에 대한 기사가 대표적이다. 전자는 구체적인 내용과 현장 사진으로 말 그대로 기자가 ‘발로 뛰며’ 작성한 기사임을 보여줬다. 후자는 타 대학 담당자 인터뷰를 적절히 인용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뿐 아니라 기사 자체의 신뢰도도 더했다. 기자생활을 하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한 입장에서 기자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사가 왜 지금 신문에 실려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일부 기사는 아쉬움을 남겼다. 예를 들어 문화면의 ‘DIY(Do It Yourself)’ 기사 상당 부분은 DIY박람회와 입점 부스에 대한 소개다. 필자는 기자가 기사를 위해 박람회에 방문한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스스로 한다’는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까지 확장된 DIY산업을 비판적으로 다루었다면 더 참신한 기사가 됐을 것이다.

지난 호에 실린 사령을 보며 2년 전 숙명타임즈의 수습기자로 합격했을 당시의 설렘과 떨림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 2년은 바로 옆 방에서 숙대신보 기자단의 노력을 지켜본 시간이기도 하다. 기자들의 열정과 독자들의 관심을 기반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숙대신보가 되길 바란다.

 

독자위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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