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독서]

가끔은 책의 내용보다 책 제목이 마음과 머리를 관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 바로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소제목마다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에피소드는 누군가의 경험을 이야기하듯 전하고 있어서 매우 평범한 반면, 오히려 소제목에서 독자의 마음에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느껴집니다.

가령,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거기에서 인생의 갈림길이 나뉜다
기회는 혼자 있는 순간에 온다
혼자만의 시간이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순간에는 관계도 끊어라
혼자 잘 설 수 있어야 함께 잘 설 수 있다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만의 시간
혼자인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혼자 있을 때, 볼 수 없던 것을 본다
혼자인 시간을 피할수록 더 외로워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러한 소제목들은 철저히 혼자인 사람에게나 늘 누군가와 함께인 사람에게도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즉각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먼저 다가와 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집으로 가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그때 나는 돌을 닦았다. 가까운 하천에 가서 돌을 주워와 닦았다. 뭔가를 닦고 있는 동안에는 신기하게도 의식이 손끝에 집중된다.” 그는 ‘돌’이라는 친구를 발견함으로써 집중할 수 있는 힘과 그로부터 살아갈 힘을 얻었던 것입니다.

친구가 많아도 24시간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수는 없고, 자의든 타의든 정말 어쩔 수 없이 혼자 있어야만 하는 시간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소속된 집단이나 가까운 친구가 없다고 해서 불안해하고 자신을 낙오자로 여긴다거나 인간관계에 필요 이상으로 힘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관계에 휘둘리는 사람은 평생 다른 사람의 기준에 끌려 다니게 됩니다. 이 책은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일 때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너무 외로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인생의 보너스 같은 그 시간들을 성장의 시간으로 가꿔 나가길 바랍니다.

 

정혜영 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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