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없다’ 여덟 번의 발간을 거치는 동안 필자는 매일 생각했고, 그래서 매일 고민했다. 재능 없는 기자가 사실 숙대신보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기사는 매일 쓰는 그 기사, 발전이 없었다. 

필자의 기자생활에는 자기반성만 있었지 발전은 없었다. 월요일 아침 신문을 보며 느끼는 수치심과 자기반성의 불씨는 여러 번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하다 보면 금세 꺼지곤 했다. 잘못된 점을 알면서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필자는 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지 못했다. 매주 필자의 기사가 고만고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기도 하다. 선배 기자들에게 칭찬을 받는 동료 기자들을 보면서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나도 나름 고생했는데, 어느 새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나름’이 문제였다. ‘나름’한 고생은 필자를 만족하게 했고, 결국 기사를 나른하게 만들었다. 

정기자가 된 후 처음으로 작성한 기사인 ‘제2창학캠퍼스 균열, 학우 불안 고조’를 찬찬히 뜯어봤다. 서툴지만 열심히 썼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서툴렀다. 타 학교와 본교의 상황을 비교할 수도 있었고,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열심히 발자국을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바람이 불어 모두 지워진 느낌이다.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의미 없진 않으리라 믿는다. 필자는 걸어봤고, 발자국을 남겨 봤다. 재능은 없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들이 필자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학보사 기자로서도 마찬가지다. 메마른 졸작들은 앞으로 필자가 맡을 기사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 풍요로움을 토대로 필자와 필자의 기사는 점점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희망은 필자가 기자증을 놓지 못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남은 정기자 생활을 풍요롭게 채우기 위해, 그리고 숙대신보 지면을 풍요로운 기사로 채우기 위해 필자는 더 이상 재능을 탓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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