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바보라고 칭하는 사람이 있다. ‘저스트 절크(Just Jerk)’의 성영재(남·27) 대표는 자신을 춤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칭하며 춤에 대한 사랑을 표했다. 성 대표의 춤에 대한 사랑은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오르는 것까지 이어졌다. 백발이 될 때까지 춤을 추고 싶다는 성 대표는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춤을 선보이고 있다. 본지 기자는 춤을 통해 예술을 보여 주고자 하는 성 대표의 목표를 들었다.


차별화된 안무로 세계와 소통하다

저스트 절크는 국내 대회, 아시아 대회, 세계 대회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한 적이 있다. 성 대표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며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해냈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죠”라고 말했다. 다른 댄스팀과 달리, 저스트 절크는 춤이 만들어진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성 대표는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것을 떠올리며 “외국 분들이 저희의 춤을 보며 저희의 노력을 알아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저스트 절크는 외국 무대에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동작을 구현해냄으로써 다른 팀과의 차별화를 둔다. 한복을 입고 팝핀(Popping)을 추는 안무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2월 9일(금), 저스트 절크는 2018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도깨비 춤을 선보인 바가 있다. 성 대표는 “올림픽 무대 감독님께서 도깨비 콘셉트를 원하셨어요”라며 “여러 감독님의 도움을 받아 무대를 기획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과 의상에 대한 제약 등의 문제로 개막식에 선보일 춤을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1분이라는 짧은 공연 시간 또한 문제였다. 성 대표는 “공연 시간이 조금 더 주어졌다면 더욱 멋진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성 대표는 “팀의 이름을 걸고 공연을 하는 것이 흔한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들었어요”라며 “1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도 감사하며 기획에 많이 노력을 기울였죠”라고 말했다.
최근 저스트 절크는 ‘아웃백(Outback)’ 광고에 출연해 스테이크의 조리 과정을 절도 있는 안무로 표현했다. 성 대표는 “저명한 광고 감독님이 저희에게 먼저 광고 의뢰를 해주셨어요”라며 광고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성 대표는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사항이 많아져서 좀 힘들었어요”라면서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보여 드리기 위해 해드릴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죠”라고 말했다.
저스트 절크는 TV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시즌 12>에 출연해 여러 콘셉트의 춤을 선보였다. 그는 “저스트 절크는 모든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어요”라며 “주어진 주제에 맞춰 무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라고 말했다. 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성 대표는 “퍼포먼스는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완벽한 모습을 위해 작은 부분까지 연습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완벽한 무대 뒤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연습하는 그들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저스트 절크는 얼마 전까지 자체 연습실이 없었다. 성 대표는 “연습실을 대여해 춤을 추거나 공간을 빌리지 못했을 때는 길거리에서 연습을 진행해야 했어요”라며 “연습실을 이동해야 한다는 점과,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것의 불편함이 있어 최근에 연습실을 마련했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초, 홍대 인근에 연습실 겸 학원을 개원한 성 대표는 “연습실을 활용해 학원도 운영해보자는 생각에 교육청에 정식 인가까지 받았죠”라고 말했다.


틀을 벗어나 예술로 승화하다

저스트 절크는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들의 색깔과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성 대표는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라며 “어떤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와 마이너 무대 모두 잘하는 팀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매력을 조합해서 춤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까지 전환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저스트 절크 활동을 하는 동안 즐거운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거리에서 춤을 출 때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어요”라며 춤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때문에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성 대표는 “춤이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라며 “우리나라의 시민 의식이 변화되길 바라요”라고 전했다. 이어 “춤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소극적인 분들을 적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라며 춤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설명했다. 성 대표 또한 춤으로 인해 성격이 변화했다. 성 대표는 “저도 처음에는 지금과 달리 과묵한 성격이었어요”라면서도 “이제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정말 좋아요”라고 본인의 경험담을 덧붙였다.
한국 사회에서는 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대우도 낮다. 성 대표는 “노래와는 다르게 춤에는 저작권이 없어요”라며 “다른 예술 분야와 다르게 춤을 추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도 심하고, 예술로서의 정당한 대우도 받을 수 없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저는 춤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라며 “사회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에요”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공연할 때만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 대표는 외국에서 공연할 때의 어려운 점으로 인종 차별을 꼽았다. 성 대표는 “‘우리가 본때를 보여주자’ ‘더 잘하자’ 이런 오기가 생기더라고요”라며 외국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했을 때를 회상했다. 성 대표는 “‘절크’라는 말이 외국에서는 성과 관련된 말이라 그러한 편견을 가졌던 것 같아요”라면서도 “공연 이후엔 관객들이 저희를 다르게 보며 환호를 보냈죠”라며 뿌듯해했다. 이어 성 대표는 “모두가 공평한 대우를 받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저스트 절크의 뜻에 대해 “‘절크’라는 말은 ‘확 낚아채는’ ‘얼간이’라는 뜻이에요”라며 “춤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확 낚아채기도 하고, 춤밖에 모르는 바보라 저희와 잘 맞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춤꾼, 미래의 안무가를 키우다

저스트 절크 구성원 간의 유대감은 가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성 대표에게 저스트 절크는 단순히 춤을 같이 추는 팀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성 대표는 “저스트 절크는 저한테 가족과 마찬가지예요”라며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서로 이끌어주고 받쳐주며 오랜 기간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이어 성 대표는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료 간의 불화 없이 지낼 수 있었던 비법을 전했다. 성 대표는 동료 간의 친밀감을 다지는 데에 신뢰감을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동료 간의 친밀감을 다지기 위해서는 상호 믿음이 필요해요”라며 “활동으로 인한 수익의 사용 내역을 전부 공개하고,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보여줬죠”라고 말했다. 또한, 성 대표는 저스트 절크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비결에 대해서 “구성원 모두가 서로 도우면서 활동하기 때문이죠”라고 전했다.
한편, 저스트 절크는 지난 7월 22일(일)에 열린 ‘문화야 놀자-청소년 댄스 페스티벌’에서 안무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조언자로 활동했다. 성 대표는 “선배들은 춤에 정해진 답이 있다는 식으로만 조언을 해줬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성 대표는 “저희가 춤을 추는 양식은 선배들의 춤과 매우 달라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려웠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성 대표는 독학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춤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했다고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성 대표는 춤에 대해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배웠다. 성 대표는 “특정한 방식으로 춤을 추라고 말하는 것은 좋은 조언이 아닌 것 같아요”라며 “저희는 어떻게 하면 후배들에게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 연구하고 세심하게 그들의 춤을 봤어요”라고 전했다.
성 대표는 안무가를 꿈꾸는 여성들에게도 조언의 말을 건넸다. 성 대표는 “여성 안무가들은 초기에 굉장히 성장 속도가 빨라요”라면서도 “실력이 올라가는 수준이 멈췄을 때, 고민이 많아 성장이 어느 순간 멈추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성 대표는 “제 제자 중에서도 여성 안무가 비중보다 남성 안무가 비중이 높아요”라면서도 “끝까지 버틴 여성 안무가는 인지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어요”라고 전했다. 성 대표는 “끝까지 해보는 의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여성 안무가 지망생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러나 춤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여성 안무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역시 부정적인 편이다. 성 대표는 이러한 인식에 대해 “남성 안무가는 골격이 커 동작의 차이가 있어요”라면서도 “여성 안무가의 춤 선은 남성이 흉내 낼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성 대표는 “좋은 안무가가 된다면 전 세계에서 입단 제의가 올 거예요”라며 “지금도 좋은 여성 안무가분들은 계속 승승장구하고 계시죠”라고 여성 안무가를 꿈꾸는 이를 독려했다.
한편, 저스트 절크는 본교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2015년 연말, 본교 섬김홀에서 ‘저스트 절크 파티’가 열렸다. 성 대표는 “7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었어요”라며 “대학생의 열기가 느껴져 좋았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회가 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전처럼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성 대표의 목표는 70살까지 춤을 추는 것이다. 성 대표는 “30대-40대가 된다면 수익을 정산하는 일이나 사무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어요”라며 향후 계획을 말했다. 안정적인 노후를 꿈꾸는 사람들과는 다른, 저스트 절크의 대표다운 계획이다. 저스트 절크는 정상에 우뚝 설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성 대표는 “액수와 관계없이 좋은 무대가 있으면 무대에 서라고 해요”라며 춤을 1순위에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성 대표는 “춤을 가장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큰돈을 벌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렸기 때문에 더 좋은 일들이 저희를 찾은 것이죠”라고 말했다. 언제나 노력하는 저스트 절크의 승승장구를 바란다.

▲ ▲ 인터뷰가 진행된 저스트 절크 댄스 아카데미(Just Jerk Dance Academy)의 한쪽에 진열된 상장과 트로피의 모습이다. <사진=서조은 기자 smpsje9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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