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필자는 평소 전쟁 소재 영화를 즐겨본다. 최근에 <12 솔져스>를 관람했다. 북미에서 적잖이 흥행한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이러한 정보가 필자를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순전히 필자 취향의 선택이었다. 이 영화는 911테러 이후 탈레반을 상대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비공식적으로 수행한 실제 작전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실화에 근거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전형적인 미국의 애국주의 선전물, 시쳇말로 ‘국뽕’ 영화로 혹평받았다. 이렇듯 어떻게 재현하느냐와 그 평가에는 특정 시선이 개입된다. 하나의 사실을 두고서 말이다. 숙대 신보를 보며 문뜩 <12 솔져스>가 떠올랐던 것은 바로 이 관점 때문이다.

 

제1350호에는 ‘대학생, 서울시장 후보에게 묻다’는 기획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4면에 박원순 후보, 5면에 김종민 후보의 기자간담회 취재 내용을 릴레이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두 지면은 전혀 다른 형태의 기사로 읽힌다. 예컨대 김종민 후보 기사의 경우 ‘김종민, 노동이 당당한 사회를 꿈꾸다’와 같은 중간 제목을 큰 활자로 삽입해놓았다. 질문의 내용 역시 상당 부분 다르다. 물론 취재기자가 다르고, 한 후보자는 현직 시장이기에 같은 질문을 주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같은 내용의 질문조차 다른 문구로 제시되었다는 데 있다. 대학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 문제에 대해 김종민 후보에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상 중인 대책이 있는가를 물었지만, 박원순 후보에게는 대학생의 주거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있는지를 물음으로써 논점을 벗어나고 있다. 이를 다소 과장되게 이해하면 진실로부터 두 걸음이나 멀어진 왜곡이다. 선거라는 대단히 예민한 이슈를 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기사 내용 및 편집 형태는 분명 재고의 여지가 있다. 사설이 책임질 수 있는 발언과 기사가 충실을 기해야 할 정보는 분명 그 성격이 다름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독자위원 김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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