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신문을 집어 들고 전체 지면을 훑어봤을 때, 제목이 눈에 띄거나 소재가 특이한 기사에 관심이 갔다. 다시 1면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기사들을 읽어 봤다. 표면상 눈에 띄었던 기사와 실제로 흥미로웠던 기사의 간극이 꽤 크게 느껴졌다. 전자가 좀 더 흥미롭게 쓰였거나 후자의 제목 혹은 레이아웃이 좀 더 눈에 띄었다면 그 간극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았을까.

콘텐츠 생산자들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보여주고 싶은 세상이 있다. 하지만 수용자들은 생산자의 바람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생산자와 수용자들의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1347호 ‘밀당’의 결과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1면은 어떤 공간인가. 가판대에서 한눈에 보이는 면이다. 독자들의 손을 끌어 올 수 있는 유일한 면이다. 그런데 요즘 숙대신보를 보면 제호와 주제만 나열된 지면 안내가 1/3이나 차지하고 있다. 1347호의 경우 두 개의 헤드라인이 보이는데, 매해 실행되고 있을뿐더러 학우들의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학생지도의 날’ 기사가 톱기사다. 숙대신보는 근근이 수명을 이어 가고 있는 학생지도의 날처럼 보였을 수 있다. 한눈으로 흘끗 볼 뿐, 또 재미도 없는 걸 구태여 하는구나, 하고 집어 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성별 갈등이 핫이슈인 만큼, 특히 학내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2면 성차별 기사가 1면으로 왔다면, 연계해 사람면에 대한 커버스토리가 1면에 함께 있었다면, 음식점 위생등급 중 학교 앞 음식점을 파헤쳤다면, 숙명인이라면 흥미로워할 법한 순헌황귀비 칼럼이 컬러였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숙대신보 기자단 역시 매주 독자들과 ‘밀당’을 해야 하는 숙명에 처해 있을 것이다. 저녁 식사 후 머리를 비우고 제작자가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와 레이아웃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독자위원 오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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