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햇빛이 강해지고, 여름이 길어짐에 따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찾게 되면서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여러 제품들이 출시됐다. 그에 따라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졌지만, 수많은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비교하며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필수품이 된 자외선 차단제의 역할과 올바른 사용법, 효과적인 선택 방법은 무엇일까?

 
스틱형부터 크림형까지, 자외선 차단제의 종류

자외선 차단제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지은 이태원 에버 피부과 원장은 “1938년 스위스의 한 화학자가 일광화상을 입은 후 코코아 버터와 동물 기름을 혼합해 피부에 발랐던 것이 최초의 자외선 차단제로 알려져 있다"며 그 기원을 설명했다. 이후 자외선 차단제는 1990년대부터 겔(Gel)이나 스프레이(Spray), 크림(Cream)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조돼 널리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형태 외에도 자외선 차단제는 작용 방식과 주요 원료에 따라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로 나눌 수 있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태양광선을 반사시키거나 산란시켜 일종의 피부 보호 장벽을 형성한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보다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어 예민하거나 홍조가 있는 피부에 적합하지만 *백탁 현상, 모낭염, 땀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통과하는 자외선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피부를 보호한다.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보다 백탁 현상이 덜하고 발림성과 자외선 차단성 역시 상대적으로 더 뛰어나지만 흡수된 열에너지가 피부로 전달되기 때문에 피부가 예민한 사용자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구성 성분으로 구별할 수 있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의 주원료는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다이옥사이드이며,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의 주원료는 *벤조페논(Benzophenone), *옥토크릴렌, *파라아니모안식향산(para-aminobenzoic acid, PABA)이다.

 
자외선 차단제, 당신의 피부를 지켜드립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을 산란시키거나 흡수해 피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콜라겐 파괴를 막아 각질층이 건조해지고 민감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기미, 검버섯, 피부 흑색화의 예방 효과 또한 발생한다. 김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는 홍반 유발 및 DNA 손상을 막고 *진피조직 손상을 감소시켜 일광화상과 같은 급성 피부 손상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와 피부암 유발 방지에도 기여한다”며 자외선 차단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는 피부 흑색화와 같은 이유로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사용하지만 겨울이나 비, 눈이 오는 날씨에는 자외선 차단제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햇빛이 심한 여름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을 멈춘다면, 피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자외선이 피부의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피부 잡티를 유발하고 각종 피부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 그리고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

 
 
나를 위한 자외선 차단제 선택법

검사버튼 삭제버튼 그렇다면 자외선 차단제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 걸까? 어떤 종류의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김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할 때는 자외선 A 와 자외선 B를 동시에 차단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자외선 A는 피부에 깊숙이 침투해 피부 노화와 잡티, 기미의 원인이 되며 피부를 검게 만든다. 자외선 B의 경우에는 피부에 화상을 입히며 자외선의 정도에 따라 기미로 그 흔적이 남기도 하고 피부를 붉게 만든다. 대부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두 자외선 모두를 차단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제품 겉면에 그 기능이 표시돼 있다.

특히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피부의 특징을 고려해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해야 한다.

김 원장은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보다 자극이 적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오일프리(Oil Free),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oc)이라고 표기된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의 제품 설명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SPF(Sun Protection Factor)와 PA(Protection of UVA)을 참고하면 제품의 기능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SPF는 자외선 B를 차단하는 정도를, P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김 원장은 “SPF는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홍반에 의해 측정되며, 자외선 방어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SPF는 사람의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을 때와 사용하지 않았을 때 홍반을 일으키는 자외선의 최소량의 비율로 구한다. 여기서 홍반을 일으키는 자외선의 최소량은 MED(Minimal Erythma Dosage)라고 칭하며, MED는 홍반이 나타난 부위에 노출된 자외선의 광량 중 최소량을 뜻한다. 즉,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른 상태에서의 MED를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르지 않았을 때의 MED로 나눈 값이 SPF가 되는 것이다. PA는 자외선 A의 영향을 받아 피부가 까맣게 변하는 정도를 측정해 구한다. PA의 표기는 PA+, PA++, PA+++로 나눠진다. SPF의 경우에는 뒤에 위치하는 숫자가 클수록, PA는 +의 개수가 많을수록 자외선의 차단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SPF와 PA를 참고해 제품을 선택할 때, 무조건 SPF가 높거나 PA의 +가 많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생활방식을 고려해 적당한 지수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식약처는 집안이나 사무실 등 실내생활을 주로 하거나 간단한 야외활동을 한다면 SPF15에서 30, PA+ 또는 PA++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권유한다. 반면 등산, 해수욕 등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활동을 할 경우엔 SPF50 이상, PA+++ 또는 PA++++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자외선 속 피부건강을 지키는 작은 습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할 때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의 양을 외출 30분 전에, 하루에 2번 정도 발라주면 된다.

반면 평소보다 더 강한 자외선에 노출될 것이 우려된다면 위의 권장량보다 더 많은 양의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마다 덧발라 줘야 한다. 김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속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을 덮어 자외선을 막기 때문에 기초화장 마지막 단계에 피부에 부드럽게 펴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SPF30 이상의 제품을 발랐을 경우에는 2차 세안을 하는 것이 좋다.  SPF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에는 티타늄디옥사이드와 징크옥사이드가 다량 첨부돼 있는데, 이는 1차 세안으로 제거되지 않으며 그대로 피부에 남겨질 시 모공을 막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클렌징크림이나 로션을 사용하여 일차적으로 클렌징 한 후, 폼클렌징으로 2차 세안을 하면 된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날에는 좀 더 꼼꼼히 세안 할 것을 권유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피부의 흑색화를 방지하는 역할 이외에도 피부 노화 방지, 피부암 예방, 일광화상과 같이 여러 질병을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부 건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자외선 차단제라도 사람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어 사용 전 자신의 피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신의 피부의 예민한 부분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SPF 지수나 PA 지수를 참고해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한다면 자외선과 그로 인한 질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징크옥사이드: 모든 자외선에 대한 차단 능력이 뛰어나고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는 자외선 차단 성분.

*티타늄다이옥사이드: 금홍석, 예추석, 판티타늄석, 티타늄철석 등의 광물들로부터 나오는 하얀색 고체 물질, 자외선들이 피부를  통과하지 못하게 반사해주는 자외선 차단 성분.

*벤조페논: 공업적으로 공기 중에서 구리 촉매 산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기화합물.

*옥토크릴렌: 다른 자외선 차단 필터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자외선 차단 성분.

*파라아미노안식향산: 엽산의 구성 성분, 비타민 B 복합체에 속하며 세균의 증식을 저해한다.

*진피: 척추동물의 표피 밑에 있는 조직. 표피와 같이 피부를 형성한다.

*논코메도제닉: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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