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앞으로 세 번의 발간을 거치면 필자의 숙대신보 활동은 완전히 끝이 난다. 편집실에 있는 필자의 물건을 하나씩 비울 때마다 숙대신보 기자로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필자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학보사 기자생활을 마칠 준비를 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총 서른 번의 발간을 준비했다. 2년은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때로는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매순간이 소중했다. 무언가에 이처럼 시간과 정성을 쏟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주 기사의 바이라인(By-line)에 필자의 이름이 적힐 때면 뿌듯함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이 밀려왔다. 때로는 그 책임감이 무거워 도망치고도 싶었다. 하지만 책임감이 주는 두려움보다 학보사 기자활동이 선사해준 새로운 경험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깨닫게 했다. 스스로가 가진 열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필자가 쓴 기사를 통해 새로운 점을 알게 됐다고 말하거나, 도움이 됐다고 말할 때면 마음 한 켠이 뿌듯함으로 부풀어 올랐다.

이러한 경험을 뒤로 한 채 필자는 다시 숙대신보의 독자로 돌아갈 것이다. 정든 편집실을 떠나는 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잘할 순 없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남는다. 혹여나 숙대신보에서 배운 열정이 다시 사라지진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 동료와 후배들에게, 또 스스로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퇴임을 하고나면 더 이상 목에 숙대신보 기자증을 걸고 학우들을 인터뷰할 수 없을 것이다. 매주 금요일 편집실에서 밤을 새며 퇴고를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겐 기자증이 증명할 수 없는 숙대신보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남아 있다. 그 동안 지새운 금요일의 밤들은 헛되이 흘러간 시간이 아닌, 미래를 위해 움켜진 시간이었다.

앞을 향해 나아갈 필자에게 스스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잘 달려왔다고. 얼마 남지 않은 도착점을 향해서도 끝까지 달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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