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난 조이 이토와 제프 하우의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 원칙 [나인]」은 이때까지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경험했던 고정관념들을 넘어서는 이미 와있는 거대한 미래의 흐름에 대해서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생존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기관으로 불리고 있는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 소장을 맡고 있는 조이 이토는 이전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의 수장이기도 했다. 공동 저자인 제프 하우 또한 와이어드(Wired) 잡지의 객원 칼럼니스트로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쓴 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다양한 실제 프로젝트들을 예로 들면서 왜 미래 생존 원칙이 지금과 달라져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려 한다. 이 설득의 과정은 지금 일어나고 혁신의 결과로 보이는 실제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종국에는 미래에 대한 일종의 믿음을 갖게 한다. 

‘권위 보다 창발’에서는 특정 전문가들의 지식의 권위 체계보다 다양한 이들이 참여하는 유기적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지식의 창발이 가능함을 제시하고 있다. ‘푸시(Push)보다는 풀(Pull)’에서는 핵심을 중심에 가두어 놓고 푸시 하기보다는 온전히 깨어 있고, 현재에 집중하고, 탐구와 호기심을 통해 넓은 네트워크를 발달 시켜 그 안에서 언제라도 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라고 촉구한다.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지도를 그리거나 계획을 세우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공통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보다는 나침반’을 문화로써 제시하는 능력을 중요시해야 한다.

그혁신에 드는 비용이 매우 낮아진 요새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는 실리콘 밸리의 속성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생이라도 누구라도 적은 돈으로 창업이 가능한 시대로 스스로에게 특히 이점이 있고 열정을 가진, 이제 막 출현한 분야를 찾도록 노력하면 성공 가능함을 알려주고 있다. ‘순종보다는 불복종’을 통하여 학계, 기업, 정부 사회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창의적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써 창의성, 유연성, 생산적 변화와 장기적으로 조직의 건강과 지속 가능성까지 유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구글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시간의 20%에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처럼 ‘이론보다는 실제’로 해 봐야 한다. 대학에서의 실천적 학습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자신이 배우는 전공을 넘어선 실제로 해보는 경험을 통하여 학습이 행해져야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상상해 낼 수 있는 감성적이면서 창의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서로 다름을 재능으로 인정하고 이 재능을 서로에게서 배우는 ‘능력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건전한 공동체를 위해 꼭 필요한 원칙이다. 젠더 테크나 문화적 다양성 등에 대한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고 다양성을 통해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들고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재능 있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처럼 견고한 내부를 가진 것도 요새 쉽게 무너지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이렇듯 가장 견고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가장 급격하게 무너지는 시대이다. ‘견고함보다는 회복력’을 가진 이들은 무너져갈 때 이를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하고 회복하는 능력을 갖춘다. 또한, 단순히 상품이나 결과물인 대상을 연구하고 내놓기보다는 새로운 것이 미치게 되는 사람과 지역사회, 환경 사이에서의 전반적인 영향에 끊임없이 주목하는 ‘대상보다는 시스템’을 우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이 이토는 공유 창작자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운동을 주도하면서 테크놀로지 분야의 교육 혁신가로서 이미 괄목한 만한 결과를 이뤄 낸 사람으로 단순한 미래를 조망하는 이론가가 아니다. 이 책은 내가 연구자로 자원 활동가로 참여하는 테크놀로지분야와 관련된 메이커 교육의 방향성과 실행방법에 대해서도 영향을 주었다. 단순히 이 책을 통해서 미래의 변화를 엿보기 보다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혁신가의 자세로 자신의 삶에 투영하고 변화를 추구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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