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는 설렘도 잠시, 이맘때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이에 사람들은 ‘KF94’ 마스크를 구입해 착용하거나 집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미세먼지에 대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연일 이 같은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보도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막연한’ 불안감만 조성될 뿐이다.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선 막연한 불안감 대신 ‘명확한’ 지식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란 무엇이며 대비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만성폐질환’부터 ‘우울증’까지
대기 환경을 관리하기 위해 제정된 ‘대기 환경보전법 시행령’에 따르면 미세먼지란 지름이 10㎛(1㎛=1000분의 1mm)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미세먼지의 기준이 10㎛로 정해진 이유에 대해 이종태 고려대학교 보건과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호흡활동을 할 때 폐 깊숙이 도달되는 입자크기의 기준이 10㎛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먼지의 지름에 따라 구분되는데, 특히 지름이 2.5㎛ 이하의 먼지는 초미세먼지로 불린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60㎛)의 20분의 1에서 80분의 1배의 크기보다도 작다. 따라서 입자가 큰 먼지의 경우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이처럼 입자가 미세한 미세먼지의 경우엔 코나 구강, 기관지 등 우리 몸 여러 곳에 직접 침투할 수 있다.
몸속에 침착된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치명적이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기관은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교수는 “폐에 깊숙이 침착된 미세먼지는 폐포 등에 염증을 일으키고 우리 몸의 순환 기계에 침투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세먼지는 만성 폐 질환뿐만 아니라 뇌졸중 같은 심폐혈관질환, 더 나아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는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미세먼지의 생성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경우와 대기 중에 있는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대기화학반응을 거쳐 미세먼지 형태로 전환되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 소각장의 불완전 연소 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예로 들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엔 산업공정 과정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대기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질산염의 형태로 전환돼 미세먼지가 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베이징, 톈진과 같은 대도시와 공업지역에서 유입되는 유해물질이 증가하면서 국내 미세먼지의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대에 위치해 있어 상대적으로 서쪽에 위치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 미세먼지
평상시 미세먼지로 인한 목의 통증 때문에 외출 시 두려움을 느낀다는 박예진(가족자원경영 15) 학우는 최근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다. 박 씨는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아파 숨을 쉬기가 힘들다”며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어 모두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외출 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박 씨는 “건물이 미세먼지로 인해 제대로 보이지 않고, 마스크나 공기청정기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말했다. 신지현(체육교육 15) 학우 또한 “미세먼지로 인해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비염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공기에서 먼지 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닫고 미세먼지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는 김지아(여·37) 씨는 처음엔 두께가 얇은 마스크 네 상자를 구매해 사용했었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농도가 점차 짙어짐에 따라 기존의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아주지 못한다고 느낀 김 씨는 식약청이 인증한 KF(Korea Filter) 마크가 있는 KF94 마스크를 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KF94 마스크의 경우 *분진포집효율이 94% 이상인 마스크로,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걸러낼 수 있는 마스크다. 김 씨는 미세먼지를 공부하면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경보 기준이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가 미세먼지 경보 기준을 국제 경보 기준으로 맞춰 시간마다 발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때 얻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세먼지 관련 앱이 등장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Software Consulting) 사의 신경준 대표는 작년 3월과 10월, ‘미세먼지와 날씨’ ‘미세아띠’라는 두 개의 미세먼지 측정 앱을 선보였다.
네이버(Naver)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의 회원이기도 한 신 대표는 미세먼지를 대비하기 위해 대중에게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앱을 개발했다. 미세아띠는 정확한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 미세먼지에 대한 기본 정보를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제공받는다. 최종적으론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에서 권장하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가공한 데이터를 앱 이용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신 대표는 “최근 한국의 대기 상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앱의 이용률이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최근엔 실외 공기의 중요성 못지않게 실내 공기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김동식, 반기성이 공저한 책 「미세먼지 극복하기」에선 새로운 직종인 ‘공기 컨설턴트’를 소개하고 있다. 공기 컨설턴트는 고객의 집을 방문해 공기의 질을 측정하고, 그에 맞는 학습력, 생산성 향상을 도울 상품을 소개한다.

 ▲미세먼지 앱 '미세아띠'의 실행 화면이다. 색을 기준으로

 현재 위치와 타지역의 미세먼지 양을 알려준다

 
미세먼지 이렇게 예방해요
환경부가 제정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은 건강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건강취약계층이란 면역체계가 완벽히 발달하지 못한 영유아 및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노인,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천식, 호흡기 질환 환자와 임산부를 뜻한다. 건강취약계층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환경부에선 ‘7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요령’을 발표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실외활동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엔 반드시 외부와 접촉이 있던 부위를 중심으로 씻어야 하며, 물과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기를 하고 물청소를 해 실내 공기를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가정 내에서의 미세먼지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집안에서 조리과정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단기간에 급속히 증가하기 때문에 환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먼지를 직접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선 경유 차량 이용을 줄여야 한다.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는 미세먼지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특별시에서 실시한 ‘차량 2부제’ ‘차량 없는 날’에 대해 언급하며 이 교수는 “서울과 같이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의 주된 미세먼지 발생원은 차량이다”며 “현재까진 차량 운행을 규제하는 것이 도시의 오염도 저감에 효과적인 유일한 수단이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주의를 기울이게 만든다. 사람들은 상쾌한 공기를 맘껏 마시지 못하고, 야외활동은 제한된다. 우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에 대비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따른 지침을 숙지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미세먼지 걱정 없는 건강한 생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먼지 크기 별 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보여준다.

*입자상 물질: 입자상 오염물질이라고 하는 입자상 물질은 물질의 기계적 처리 또는 연소, 합성, 분해 시 발생하는 고체 또는 액체상의 미세한 물질을 말한다. 이는 크기, 발생원, 성상에 따라 구분된다.

*분진포집효율: 마스크가 거르는 작은 먼지의 비율을 의미한다. 식약처가 인증한 KF 등급이 높을수록 분진포집효율이 높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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